용기를 내어 한 발자국 내딛다

리추얼스토리-21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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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어느 날 한 번씩 정말 큰 마음 먹고 대청소를 했습니다. 그 날은 하루 종일 청소하는 날입니다. 주말이라서 간절하게 쉬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솔직히 치우는 것도 이것저것 결정할 게 많아서 주방이며 화장실, 옷 정리 등등 다 하고 나면 많이 힘듭니다. 그런데 하고 나면 기분만큼은 정말 상쾌하고 좋았습니다. 집안이 환하게 빛나는 느낌이었고 공기마저 달랐습니다. 똑같은 집인데 향기롭고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길면은 나흘 정도 까지는 그래도 그 깨끗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도둑 든 집 마냥 어지러워집니다. 왜냐하면 일단 피곤하니까 쉬기에도 바빴으니까요. 그렇게 또 생각했습니다. ‘아, 집안일 정말 해도 해도 다시 이렇게 되는구나. 그냥 이렇게 대충 살아야지.’ 말 그대로 자포자기의 심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집에 돌아와도 쉬는 게 진짜 쉬는 게 아니었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나를 진정 휴식하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찜찜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급기야는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별로 안 좋았고 집에 들어올 때도 심난했죠. 기분의 기본값이 내려가 버렸습니다. 업무할 때 괜히 자신감도 떨어지고 안 그래도 부족한 에너지를 좀 먹는 악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는데. 아무리 피곤하고 바빠도 내가 좀 달라질 필요가 있겠다.’ 어느 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뭔가 전환점이 필요할 때 책에서 해결책을 구하는 편입니다. 몇 권의 책을 골랐고 그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은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였습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일단 필요 없는 것들을 처분하는 대청소를 한 번 했습니다. 그리고 관련 유튜브도 몇 개 찾아보았습니다. 공통적인 이야기는 바로 아침에 침대 정리를 꼭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코웃음이 나왔습니다. 침대 정리를 하면 자존감이 오른다고? 그게 무슨 상관이지? 흠, 근데 사실 호텔 방에 들어갔을 때 기분 좋은 것 중에 하나는 잘 정돈된 침구 아니던가. 그래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해 보자.


그렇게 나와의 약속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에 아주 잠깐이라도 청소를 하자. 일단 침대 정리를 하고 나서 청소를 아주 간단히 하자. 어제 먹은 설거지가 밀려있다면 그걸 하는 거고 옷더미가 있다면 정리 하자. 그런데 딱 10분이야. 10분 넘어가면 바로 손 놓고 출근 준비하는 거다.’ 그렇게 작지만 한 발 내딛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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