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붙는 순간, 행동은 존재가 된다

리추얼스토리-41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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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인간 아이들의 비명 소리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 시스템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몬스터 설리는 어쩌다가 몬스터 주식회사 세상으로 들어오게 된 어린 여자아이를 만납니다. 설리는 천진난만한 아이와 놀아주다가 절친한 친구인 몬스터 마이크를 만나게 되죠. 설리는 마이크에게 부Boo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마이크가 이렇게 대답하죠. “뭐라고? 부Boo라고? 이봐, 이름을 붙이면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 힘들다고.” 그렇습니다. 누군가에게 별명이나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사람은 우리에게 의미가 커져 버림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김춘수의 시 ‘꽃’에도 호명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의미가 큰지 드러납니다. 시 중 일부분을 발췌하겠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어떤 행동에 이름을 붙여주게 되면 그 행동은 하나의 몸짓에 머무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그 행동 자체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이미 여러 번 진행되고 증명되어 왔습니다. 하버드 심리학 연구에서는 사람들은 행동과 감정에 ‘라벨(label, 뜻:꼬리표, 표지)’이 붙는 순간 그 행동을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지속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라벨링 이펙트 스터디Labeling Effect Study)가 있었습니다. MIT 연구팀은 행동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가 의식적 전환을 만들어 행동이 정체성으로 확장된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단순한 습관도 이름을 부여하면 ‘행동에 의미가 생기고, 의도가 선명해진다’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실천하는 리추얼에 이름을 붙여보는 것이 어떨까요?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아침 루틴을 단순 “morning routine”이 아니라 “soul time(소울 타임, 뜻:영혼의 시간)”이라고 부르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단순한 루틴이 아닌 리추얼로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영혼의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매일 아침에 반복하여 나와의 진정한 연결이 되는 리추얼로 완벽하지요.


또한 유튜브에서 13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요가 지도자 아드리엔(채널명:Yoga with Adriene)은 매일 하는 호흡과 요가 동작들에 이름을 붙여 수백만 명이 따라 하는 ‘개인 리추얼’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두려움을 없애는 요가, 자신감 뿜뿜 요가, 나를 사랑하기 위한 명상 요가 등입니다. 그저 동작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며 이름을 붙인 요가는 나와의 연결이 더욱 깊어지는 리추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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