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54
<노인과 바다>라는 고전 문학 작품이 있습니다. 저도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하는 고전 목록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만 제목에서 주는 장벽이 높아서 사실 이상하리만치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가 시작할 때 새해 새 마음으로 자리 잡고 읽었는데요, 혹시 아직 안 읽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잠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노인 산티아고는 젊었을 적 힘이 굉장히 세고 자신감 넘치는 어부였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한 채 떨어지는 체력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근근하게 살아가는 처지에 이르게 되지만 여전히 그는 배에 몸을 싣지요. 그러다 84일 동안이나 바다에서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자 마침내 산티아고는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친구인 어린 소년에게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큰 물고기를 찾아 먼 바다로 떠납니다.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하루가 지나 그는 기적적으로 커다란 물고기를 만납니다. 그 물고기와의 싸움은 시작되었고, 그 싸움은 곧 자신과의 싸움으로 변합니다. 이틀 밤낮을 꼬박 물고기를 해안가로 끌고 오느라 사투를 벌이던 산티아고는 정신적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어야 자신이 실제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 아름다움을 뼛 속 깊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노인과 바다>를 읽고 감동이 벅차올라서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위대한 작품은 쓰는 작가는 어떠한 사람일까 참으로 궁금해서 헤밍웨이의 리추얼을 찾아보았습니다.
헤밍웨이는 전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더라도 어김없이 아침 6시쯤 눈을 떴습니다. 아침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방에서 가슴 정도 높이의 책꽂이를 마주 보고, 타자기와 독서대가 포개져 놓인 책상에 서서 글을 쓰는 것을 즐겨 했다고 합니다. 작업이 안 풀릴 때면 편지에 답장하고는 했습니다. 그 시간은 ‘글쓰기라는 끔찍한 책임감’에서 해방시키는 휴식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자만하지 않기 위해 항상 그날 쓴 단어의 수를 기록해 두었고 늘 다음 문장을 남겨둔 채 원고를 덮었습니다. “내일의 나에게 작은 선물을 남기는 셈이지.” 이 말처럼, 그 선물은 다음 날 책상 앞에 다시 앉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글쓰기의 고통을 줄이는 것도 결국 작은 리추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