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치앙마이의 여유
"스읍-"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코끝으로 훅 밀려오는 공기. 6시간 전만 해도 꽁꽁 얼 것 같던 차가운 공기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포근하다. 따뜻한 공기가 살며시 피부에 닿는다. 그리고 그 순간, 치앙마이 특유의 향이 코를 간질인다. 짭조름한 땀 냄새와 이국적인 향신료, 그리고 동남아시아 특유의 세제 향이 뒤섞여 만들어낸 냄새.
"진짜 치앙마이에 또 왔네."
입국 수속을 밟으러 가는 길, 머리 위에 걸린 안내판에 적힌 태국어의 꼬부랑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낯설지만 익숙한 글자들이 지금 이 순간 내가 치앙마이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치앙마이는 이런 곳이다. 공항 문을 나서기 전부터 그 특유의 온도와 냄새로,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도시.
치앙마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느끼는 치앙마이의 좋은 점은 공항과 시내의 거리다. 차를 타고 평균 10분에서 15분이면 숙소에 도착한다. 한 번은 올드타운 서남쪽에 숙소를 잡았는데, 택시 기사님께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나 못지않게 당황했던 적도 있다.
치앙마이에서는 공항 택시를 잡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다. 공항에는 정찰제로 운영되는 택시가 있어서 150바트(6,000원)에 갈 수 있고, 동남아시아의 우버인 그랩을 이용하면 그보다 더 저렴한 90바트(3,600원) 정도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발리는 그랩이 공항 택시보다 비쌌고 택시 기사님들과 흥정을 해야 해서 출발하기도 전에 꽤 지쳤는데 치앙마이는 그런 걸로 힘 빼지 않아도 되어 참 좋다.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짧은 10분의 시간도 이 도시가 얼마나 간편하고 여유로운지를 보여준다.
숙소에 도착해 간단히 체크인을 마치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뒤 바로 밖으로 나선다. 오후 5시에 출발하는 기내식 없는 저가 항공을 이용했기에 저녁을 먹지 못한 상태. 현지 시간으로는 밤 9시가 넘었지만 걱정은 없다. 치앙마이에는 언제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야시장이 이곳저곳에 잘 갖춰져 있다.
주로 올드타운에 머무는 나는 올드타운 남문에 있는 야시장을 이용한다. 늦은 시간이지만 마치 초저녁처럼 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메뉴는 많지만, 그래서 항상 뭐 먹을까 나름 신중하게 고민도 하지만 결국 고르는 건 항상 팟타이. 태국에 왔는데 가장 먼저 팟타이로 시작을 하지 않으면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든달까. 해산물이 들어간 팟타이를 주문하고는 자리를 잡는다.
남문 야시장의 음식이 맛있냐 하면 '간단히 허기를 채울 정도로는 나쁘지 않다'라고 답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후에 갔던 북문의 창푸악 야시장이 더 맛있었는데 그곳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더 맛 관리가 되는 것 같았다.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더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식사를 마치면 근처에 있는 주스를 파는 곳으로 가서 과일 스무디를 주문한다. 방금 먹은 팟타이를 소화시키고 입가심도 하기에 딱이다. 달콤하고 시원한 스무디 한 잔은 오늘 하루의 완벽한 마무리다.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미처 풀지 못한 짐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이곳에서 머물 일주일을 기대한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