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 자리에 피는 도라지꽃

매해 같은 자리에서 피는 도라지꽃처럼 변하면 안 되는 것




늘 걷던 산책로에서 어제와 다른 모습을 문득 발견하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어제와 같은 길을 걷고 있고 오늘로 벌써 250일 차인데 어제는 못 봤지만 오늘은 보았다는 것이 뿌듯해집니다.


좀 더 젊을 때까지만 해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시골보다는 도시의 편의점이 좋았고, 꽃보다는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인물이 바로 저입니다. 하지만 한해 한해 나이를 먹다 보니 이제는 집 베란다가 화분으로 가득 찰 만큼 꽃과 식물들이 좋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꽃들 중에서도 도라지 꽃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꽃 중 하나입니다.


처음 보라색, 하얀색 도라지 꽃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보랏빛의 도라지 꽃은 꽃잎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영농하고 신비스러운 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이 보랏빛의 도라지 꽃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도 있을까요. 하얀색 도라지 꽃보다 보라색 도라지 꽃이 더 흔하다고 하지만 저는 하얀색보다는 보라색 꽃이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아침 산책길에 이 꽃을 만난 것은 정말이지 보통 인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엊그제 까지만 해도 이렇게 보랏빛을 띠는 아름다운 색의 꽃은 없었던 것 같은데 장마의 기운이 드리운 이 시기에 봉긋이 올라온 도라지 꽃이 그리 아름다울 수가 없네요.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꽃을 피울는지 꽃 옆에 아직 피우지 못한 봉오리들이 알알이 맺혀 있습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물어도 대답이 없는 도라지 꽃은 아마도 작년에도 이 자리에서 피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분명 이 꽃은 작년의 그 꽃은 아니죠. 내가 작년의 내가 아닌 것처럼요.


사람의 마음과 성격, 좋아하는 것들은 자주 바뀌지만 그럼에도 바뀌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변화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하고, 그리고 믿어야 한다는 사실 말이에요.

나를 가장 잘 알고, 내가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죠.


항상 그 자리에서 도라지 꽃이 피듯이 절대로 변하면 안 되는 사실.. 매해 다른 도라지 꽃은 피우지만 같은 자리에서 피우는 것처럼 매해마다 작년과는 다른 나지만 언제나 나를 믿고 다독이고 소중히 해야 해요. 스스로를 믿는다는 사실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하죠. 나는 스스로에게 가장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할 때 꼭 행동해야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하루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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