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내일을 기다린다

하늘을 보며 오늘을 잘 견뎠다고 다독인다.

어제는 그리 덥더니 오늘은 새벽녘에 내린 비 때문인지 쌀쌀한 하루였다.

여름용 나시 원피스에 7부 재킷을 걸쳐 입은 나는 그래도 5월은 괜찮을 것이다 생각하며 집을 나섰다. 하늘은 검은 구름들을 낮게 펼쳐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오늘 활동하는 시간에는 비소식이 없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건네오는 말들 하나하나에 눈을 흘기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실어내는 나를 의식하며 '오늘은 좀 더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보자'라고 다독여 본다. '부정'의 의미를 담고 들려오는 말들은 나의 두 어깨를 짓누르며 스트레스와 어깨결림으로 내려앉았다. 결코 좋은 감정이 아니다. 알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들은 '나이 40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어린애 같아'라는 말은 나의 지금까지의 고통들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 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렸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아무에게도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고통.. 나는 그 일을 잊기 위해 그저 아무 일이 없었던 듯이, 그냥 나사가 빠진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아예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다시 시작할까 싶다가도 언제 상황이 다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지금 참고 견디었던 것들이 언젠가는 참길 잘한 것이라며 스스로 어깨를 다독일 그런 날이 올까. 오길 바라고 기다리고 있다. 꼭 올 것이라며 그렇게 오늘을 삼키고 있다. 그럼에도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해가 저물기 시작한 6시 즈음.. 오늘의 구름 낀 하늘 사이에 하얀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운전 중이어서 그 멋진 광경을 사진으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그 빛은 오늘 잘 견디었다고 칭찬해 주는 듯이 보였다.


'거봐라, 기다리니 이렇게 해를 볼 수 있게 되지 않았니? 내일은 더 멋진 하늘그림을 너에게 보여줄 테니 내일도 기대해 보렴..'


사람들은 왜 살아가는 것일까. 어차피 죽을 인생이고, 오늘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고 하하 호호 즐거웠다 하더라도 결국 나의 웃음소리는 쉽게 없어지는 그런 얄팍한 것들인데...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산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러다가 문득 하늘을 보면, 분명 어제와 같은 하늘일 테지만 하늘도화지의 그림은 확연히 달라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즈음인가.. 나는 하늘 사진을 찍었다. 어제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일의 하늘은 어떤지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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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펼쳐진 하늘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사뭇 다르다. 어두컴컴했던 하늘도 보랏빛으로, 남빛으로 물들이고 보이지 않던 별들도 보일 때도 있다. 그 매력 때문에 5시 즈음 몸을 일으켜 일주일에 여러 번 둘레길을 찾는다. 몸도 마음도 정돈이 되는 시간이다.


달라진 하늘 덕에 오늘을 견뎠고, 그렇기에 내일을 기다린다.




- 2025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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