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아가랑 단둘이 아쿠아플라넷

돌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남편은 일하러 서울로 돌아가고 주말까지 나랑 아가랑 둘이 남았다. 집에 있을 때도 주로 혼자 아기를 보긴 했지만 가까운 곳에 도와줄 이 하나 없다는 점에서 왠지 걱정이 된다. 게다가 아침, 저녁 시간에 아기도 돌봐주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남편이 없으면 도대체 하루가 얼마나 더 길게 느껴질까?


아침, 저녁으로 바닷가를 산책하는 수미쌍관의 하루. 집에만 있으면 시간이 정말 안 가서 힘들어도 자꾸 밖으로 나오게 된다.

해뜨는 바다 산책
해 지는 바다 산책

날이 춥진 않지만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생각보다 아기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 여의치가 않다. 유모차를 잘 타 주면 좋으련만 몇 분 타다가 이내 발버둥을 친다. (다른 아기들은 잘만 타고 다니는 것 같은데 우리 아가만 유난인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 이렇게 화창하고 날이 좋아도 실내를 찾게 된다. 오늘은 숙소 가까이에 있는 아쿠아플라넷이다. 내가 이 날을 위해 지난 몇 달간 운전연습을 했는지 모른다. 아가야 우리 둘이 잘해보자!

로비 뷰가 정말 좋다
제법 구경하는 11개월 아가
좀 재밌네

유모차를 끌며 혹시 칭얼대진 않을까 눈치를 보면서 관람했더니 제대로 본 건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것을 보는 아기의 반응을 살피는 묘미가 있다.

여기가 국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이라는데 (바다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긴 했지만) 휘리릭 둘러보니 공간 자체는 생각보다 넓지 않아서 40분 만에 다 둘러본 것 같다.

혼자라면 안 봤을 것 같은 오션아레나의 다소 유치한 다이빙쇼 또한 아기의 반응을 살피는 재미로 즐겁게 보았다.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 아기 구경만 실컷 하고 온 것 같네.

출구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는 성산일출봉 뷰가 장관이다.

아기는 한 번도 울지 않고 무사히 귀가했다. 오래 기억될, 즐거웠던 아들과의 데이트. 더 아가 시절엔 먹이고 재우느라 바빴다면 이젠 조금씩 우리만의 추억이 쌓여간다. 우리 아가의 첫 바다, 첫 수족관. 아가는 벌써 잊었겠지만 엄마가 평생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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