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차] 바람아 멈추어다오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유모차 거부가 심한 우리 아기,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서도 늘 내 몸에는 빈 아기띠를 장착하고 다녔다. 언제라도 칭얼댈 수 있으니 바로 안아줄 수 있도록.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에 오니 안아주는 것도 잘 안 통한다. 바람이 많이 부니 무서운가 보다.

방풍커버 속 유모차도 거부, 바람 부는 곳에 나가는 것도 거부, 유일하게 달랠 수 있는 것은 떡뻥. 집에 갈 때까지 무한대로 제공했다. 산책 좀 하겠다고 아기 고생 시킨 것 같아 미안하다. 아름다운 경치는 카페 안에서만 구경해야 하는 현실이다.

카페 사계

이 카페에 처음 온 날 이 마당에 반해 사장님께 이곳 정원 일부를 빌려 간단히 돌상을 차려놓고 아기 돌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여쭤봤다. 사장님은 정말 감사하게도 흔쾌히 대관료도 받지 않고 쓸 수 있게 허락해주셨다.

그날은 바람이 불지 않았었다. 비만 오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제주의 바람 맛을 보았더니 과연 무사히 야외 촬영을 해낼 수 있을지 커다란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람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순진한 육지인에게 커다란 난관이다. 근처 가볼 만한 곳으로 찜해놓은 돌하르방 미술관, 스누피 가든, 사려니숲길… 전부 다 야외다. 내일도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은데 갈만한 곳을 새로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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