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길었던 한 주가 끝나고 서울에서 남편이 내려왔다. 바람이 많이 불어 드라이브만 할 계획으로 나온 스위스 마을. 1층은 대부분 소품샵이나 카페 등 상점이고 위층은 숙박시설로 운영된다.
아침 일찍이라 연 가게가 별로 없었는데 마침 연 소품샵에서 귀여운 고무신을 샀다. 구석에 보이는 귤 가방도 샀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머니가 사줬다. 내가 어렸을 땐 절약 또 절약만 하던 친정엄마였는데, 요즘은 뭐든 사주고 싶어 한다. 특히 아가 꺼라면 가격도 묻지 않고 바로 지갑 오픈이다. 행복한 마음으로 사주는 것일 거라 믿고 넙죽 받는 딸내미. 고마워 엄마!
그리고는 새로 이사한 구좌상회에 당근케익을 먹으러 갔다. 이젠 구좌에 없는 구좌상회. 당근케익 정말 촉촉하고 맛있다. 아빠가 재밌게 놀아줘서인지 아기가 꽤 얌전히 있어줬다. 역시 1아가에 3어른은 되어야 좀 사랍답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바람을 피해볼 요량으로 가게 된 사려니숲길. 작년에 새로 나무 데크길로 만든 무장애나눔길이 생겼다고 하여 그리로 갔다. 숲 안에 들어가니 공기가 다르다. 마스크를 살짝 내렸더니 달콤한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정말 마스크 벗어던지고 싶은 걸 참아야 했다. 2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믿어지지가 않는 코로나 현실.
요 며칠 밤잠 자기 전에 잠투정이 정말 심했었는데 남편이 오니 기분 좋게 놀다가 잠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저녁마다 아빠를 찾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매일 저녁마다 등장해서 코에 땀나도록 놀아주던 아빠인데… 아기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마냥 아무것도 모르는 아가 시절은 지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