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 피곤해 쓰러져 자버린 날. 돌하르방미술관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문 연 카페 하나 없는 이른 아침의 월정리 해변을 산책했다. 함덕 바다는 밝고 행복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무언가 서글프고 한스러운 느낌이 든다.

월정리 해변

여기가 예전 그 유명했던 카페 아일랜드 조르바의 바다를 향해 뚫린 벽이란다. 아무것도 없는 해안 도로에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거대한 관광지가 되어 있다. 남편이 말해주지 않았으면 같은 곳이란 걸 상상도 못 했을 만큼 달라진 이곳. 그동안 난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겨 돌아왔으니 내 삶도 못지않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가 그 아일랜드조르바였다고?

바람이 너무 불어 마을 쪽으로 들어왔더니 제주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고요한 마을, 파란 하늘 아래 남편과 아기와 함께 걷는 일. 행복이 뭐 별 거 있나. 이게 진짜 행복이다.

오후에 방문한 돌하르방 미술관. 미술관이라기보단 그냥 작은 공원이라 볼 수 있겠다. 중간중간 포토스팟들이 있고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다. 유모차길은 잘 안되어있지만 우리 아긴 어차피 안 타니 상관이 없다.

곧 그리울 너의 짧은 팔

그리곤 집 앞바다에서 약간의 피크닉을 시도했으나 아기의 컨디션 저하로 실패하고 집에 들어가 놀았다.

남편이 없는 동안엔 엄마가 있다 하더라도 아기를 돌보는 게 오롯이 내 몫이란 생각에 24시간 긴장 상태였다. (아직도 밤에 통잠을 안 자는 아가다.) 근데 남편이 오니 긴장이 풀어지며 피로가 몰려왔다. 평소보다 느슨했던 스케줄, 아기를 안는 것도 남편 몫이었는데, 밤에 아기가 잠들기도 전에 먼저 잠들어버렸다.

작가의 이전글[13일차] 남편이 오다! 스위스마을, 사려니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