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 제주 4.3 평화공원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청소기로 시작하는 아침. 절대 안 놓으려 해서 밥 먹을 때도 쥐어줬다. 친구가 와있는 덕에 아기 아침식사 준비도 편하게 하고 너무 좋다. 내일 친구가 떠나고 나면 또 아침 식사 준비할 때마다 안아달라고 눈물바다가 되겠지.

자나 깨나 청소기

오늘 아침 요가는 친구와 함께 갔다. 친구를 데려왔다 하니 선생님이 차를 권해주셔서 잠깐 티타임도 가졌다. 하타요가는 처음인지라 수련 중 낯선 자세들을 많이 만나는데, 오늘은 특별히 괴상한 자세들(목 뒤로 양 다리를 건다든가 하는…)이 계속 이어졌다. 수련 내내 이따 끝나고 그 자세들이 얼마나 웃겼는지 친구랑 얘기할 생각에 신이 났다. 요가는 혼자 하는 수련이라지만, 취미를 공유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무한리필 보이차. 3잔 마시고 나왔다.

오후엔 제주 4.3 평화공원에 갔다. 너븐숭이에 비하면 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전시관도 훨씬 체계적으로 잘 꾸며져 있다. 너무 끔찍한 참사인지라 전시실의 분위기가 무거웠고 나의 마음도 무거웠다. 억새밭이 펼쳐진 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급히 귀가했다.

친구와 함께하는 마지막 날 밤을 기념하기 위해 잠깐 아기를 엄마한테 맡기고 저녁 외식을 나갔다. 메뉴는 쉽게 정했다. 아기랑 있을 때 못 먹는 것, 고기다. 어떻게 고기가 달지? 벌써 또 먹고 싶다.

목살보다 오겹살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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