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차] 나도 이제 돌끝맘! 비자림, 해녀박물관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일주일 내내 그렇게 비바람이 불더니 아가의 돌잔치 날인 오늘, 드디어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기가 낮잠 자는 사이에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러 나갔다가 잠깐 서우봉에 들렀다. 함덕 해변의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을 오늘 서우봉에서 본 것 같다. 야외 돌잔치, 예감이 좋다!

집 앞 카페 마당에서 진행된 돌잔치. 간단하게 스냅 촬영만 했는데도 정신이 하나도 없어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사진이 거의 없다. 심지어 돌상 사진은 단 한 장도 안 찍었네. 돌잔치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정리해서 올려야겠다.

돌잔치가 끝나고 시댁 어른들이 아가를 봐주시는 사이 엄마, 아빠, 나 세 가족은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람이 많았던 비자림. 사려니숲길이랑 비슷한 곳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곳이었네. 요정이 나올 것만 같던 숲을 산책했다. 아마 사람이 너무 많아 요정들이 다 숨은 듯했다. 거의 줄 서서 이동하는 정도의 인파. 제주도에 온 이후 가장 관광객이 많은 곳이었다.

줄 서서 들어간 비자림
11월 중순인데 제주는 아직 단풍이 안들었다.
그냥 예쁘길래 찍었는데 뒷사람들이 유명한 나무인줄 알고 따라 찍었다.

저녁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해녀박물관에 들렀다. 주로 남자들이 바깥일을 하고 여자들이 집안일을 하던 전통과는 달리 제주의 해녀들은 집안일은 물론, 직접 바다에 나가 생계를 이은 강한 여성들이다. (우리 아빠의 개인적인 해설에 의하면 제주의 남자들이 배를 타고 나갔다가 죽는 경우가 많아서 여자들이 스스로 생계를 이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한다.) 한 달 살기를 하며 자연스레 제주의 역사를 알게 되니 제주가 다르게 보이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해녀 선생님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피식 났다. 가운데 아래쪽 그림은 광어를, 위쪽은 송치를 그린 것이다. 귀여워.

저녁은 너무나 유명한 명진전복. 유명세만큼이나 맛있다. 죽도 맛있고 돌솥밥도 맛있고 구이도 맛있고 반찬으로 주는 고등어마저 맛있다. 엄마가 있을 땐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일이 많다 보니 한 달 살기를 하면서도 의외로 제주스러운 음식들을 많이 못 먹었던 것 같다. 좀 더 부지런히 먹으러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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