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오늘은 남편이 함께 하니 조금 거리가 있는 산굼부리까지 갔다 오기로 했다. 그래 봐야 30분 거리지만 늘 조마조마한 아가와의 드라이브.
억새가 한창인 11월의 산굼부리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아가도 신났는지 안겨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 내려달라고 한다. 마냥 안겨있기만 좋아하는 아기였는데 이제는 안으면 뻗대는 아기가 낯설지만 조금만 지나면 내 두 팔도 조금은 쉴 수 있을까 싶어 반갑기도 하다. (크면 못 안아준다고 어릴 때 많이 안아주라는 선배맘들의 말을 듣고 우리 아가는 정말 정말 팔 떨어지도록 많이 안아 키웠다.)
걸음마에 맛 들인 아가는 힘들지도 않은지 오르막길에도 끄떡없다. 이젠 손 놓고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겁쟁이 아가는 손을 놓으면 주저앉아버린다. 꽤 넓은 산굼부리인데 절반 이상을 걸음마로 돈 것 같다. 아빠랑 한 손씩 잡으면 허리가 좀 덜 아픈데, 꼭 두 손 다 엄마가 잡아야 한다는 우리 아가. 엄마 좋아줘서 고맙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초록의 잔디밭, 서늘한 공기를 감싸주는 따뜻한 가을볕, 화룡점정으로 더해진 아가의 웃음소리까지. 미래의 내가 그리워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허리 아픈 오늘이다. 허리 아픈 것은 쏙 빼놓고 기억하겠지.
잠시 쉬어간 카페 토르. 이곳에서도 걸음마 대장의 걸음마는 계속 이어졌다.
먹을 거 줄 때만 얌전한 우리 아가. 이제 이것저것 다 뺐어먹는 아가는 오늘은 당근주스를 새로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