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날씨만 도와주면 매일 아침 바다로 산책을 나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발 없이 다녔었는데, 이제 어디서든 내리려 하니 신발은 필수가 되었다. 오늘도짐 싣는 카트로 전락한 유모차다.
산책하다 힘들어서 잠깐 스타벅스에 들렀다. 떡뻥을 안 들고 와서 과일컵을 샀는데 사과가 아주 효자템이댜. 한 조각 손에 쥐어주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혼자 잘 먹어주어 꽤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오후 일정은 잠수함 타기! 잠수함은 처음이다. 일반 배처럼 생겼는데 바닥 중앙에 있는 문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바다가 보이는 반잠수함의 형태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오니 육지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광활함이 느껴진다. 직원분이 사진도 찍어주셨다. 아기 시선 잡기가 엄청 어려운데 단번에 집중시키는 것 보니 꽤 고수인 듯하다.
선상에서 먹이주기 체험도 하며 꽤 재밌게 보내다가 본격적으로 잠수함 안으로 내려갔는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멀미날 수 있다고 울렁거리면 참지 말고 올라오라고 주의사항을 알려줬었다. 그 말을 듣고 속이 울렁이니 기분 탓인지 진짜 멀미가 나는 건지 헷갈렸다. 그래서 계속 참았더니 진짜 안 좋아져서 얼른 올라왔다.
배는 20분 남짓 타고 실제로 잠수함 안에 들어간 건 5분 남짓이었는데 멀미가 꽤 심해 입덧하던 임신기간이 떠올랐다. 한 사람당 25,000원이니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내고 탄 배인데 물고기를 보며 신기해하다가도 ‘언제 끝나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느글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근처 카페에 가서 렘모네이드와 빵을 시켰다. 먹으니까 좀 낫네.
카페에서도 역시 멈출 수 없는 걸음마 연습. 아기가 귀여웠는지 카페 사장님께서 친절하게도 귤 몇 개를 주시겠다고 한다. 차에서 먹으라고 서너 개 주시는 줄 알았는데 웬걸… 커다란 봉지를 꽉 채워주셨다. 이것이 제주도의 인심이구나! 제주에 온 이후로 귤을 산 적은 거의 없는데 냉장고에 귤이 안 떨어지고 계속 있다. 잘 먹겠습니다 사장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