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짧은 여행이 아닌 한 달 살기인만큼 맘에 드는 곳에 가면 “여기 다음에 또 오자~”고 말했었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그 말을 지킨 적이 없었다. 여러 번 간 곳은 스타벅스 함덕점 뿐이다. 26일 차만에 처음으로 재방문한 곳, 바로 구좌상회다. 볕 좋은 날 걸음마 연습하기 딱 좋은 예쁜 마당과 촉촉한 당근케익의 맛을 잊지 못해 돌아왔다.
매일매일 걸음마 하는 손 잡아주는 일상. 나름 자기가 방향 조절을 하며 가고 싶은 곳으로 나를 이끄는데, 꼭 옆 테이블에 가서 이모, 삼촌들을 그윽하게 쳐다본다. 그럼 대부분 아가한테 귀엽다고 인사해주는데, 그게 원하던 반응이었다는 듯 씩 웃는다.
옆 테이블엔 5살 꼬마 형아가 있었는데 아가가 귀여운 지 계속 말도 걸고 나뭇잎도 주워다 주며 아가 옆을 맴돌았다. 그렇게 30분 이상 한참을 놀다가 갑자기 꼬마 형아가 나에게 물었다. “근데 얘는 왜 말을 안 해요?” 푸하하 정말 꼬마다운 발상이다. 내가 얘는 아가라서 말을 못 한다고 했더니 “저는 아가 때도 말 잘했는데…”하며 돌아갔다. 아이들이 있어야 웃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해된다. 난 원래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어른이었는데,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순수하고 엉뚱한 천사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