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차]돌아온 돌문화공원, 함덕 해장국

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by 목짧은두루미

지난 한 달 동안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물으면 돌문화공원이라 답할 것이다. 지난번 왔을 때 이미 앞으로 가볼 곳 중에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또 갔다.

돌문화공원 입구 산책로. 비자림 부럽지 않다(?)

지난번에 이 사진을 찍었던 하늘연못엔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그때 내 일기 제목이 돌문화공원 왜 안 가요? 였을 만큼 사람이 없었는데 오늘은 꽤 사람이 모여있다. 알고 보니 얼마 전 1박 2일에 이곳이 나왔다고 한다. 나만 좋아하던 인디 가수가 갑자기 스타가 된 느낌, 내가 보석을 미리 알아봤다는 뿌듯함과 더 이상 나만의 것처럼 널럴하게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줄 서기 싫어서 사진은 새로 못 찍었다

지난번엔 안 들어갔었던 돌 박물관에도 가봤다. 돌 마니아는 아니지만, 마니아는커녕 돌 무식자지만 신기하고 흥미로운 돌이 많아 한번쯤 둘러볼만하다. 단점은 관람 동선이 이상하다. 오죽하면 동선을 설명해주는 일을 하는 안내자가 있을까? 일자리 창출형 관람 동선, 아마 애초에 이 전시를 위해 설계된 공간은 아닌 듯하다.

제주 돌박물관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원이지만 우린 돌박물관 외엔 아무 데도 안 가고 한 곳에서 계속 머물렀다. 어디 하나 막힌 곳 없이 넓은 하늘 아래 한쪽으론 오름이, 다른 한쪽으론 갈대밭이 보이는, 뻥 뚫린 잔디밭에서 한참 동안 시간을 보냈다. 돌멩이 하나도, 나뭇잎 하나도 신기하고 재밌는 11개월 아가에겐 이 잔디밭 하나는 두 시간짜리 놀이터다.

엄마는 이런 거 안해주는데 아빠 최고!
물 만난 걸음마 대장
이 구역의 돌탑 파괴자. 소원 다 이뤄드릴게요~

점심은 함덕 해장국. 제주도 해장국이 맛있다길래 가봤는데 진짜로 맛있다. 건더기가 너무 실한 나머지 11시에 점심 먹었는데 저녁 8시가 되도록 배가 안고파서 저녁을 스킵할 정도였다.

내장탕과 해장국
식당 한 켠에 놀이방도 있다.

저녁 스킵하고 먹은 과한 술상. 알딸딸하게 취해서는 아는 형님 보며 깔깔대며 웃는 육퇴 후의 어른이들. 남편이 오니 너무 좋다. 같은 포인트에서 빵 터질 때마다 ‘아 내가 남편을 참 잘 만났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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