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지난 한 달 동안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물으면 돌문화공원이라 답할 것이다. 지난번 왔을 때 이미 앞으로 가볼 곳 중에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또 갔다.
지난번에 이 사진을 찍었던 하늘연못엔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그때 내 일기 제목이 돌문화공원 왜 안 가요? 였을 만큼 사람이 없었는데 오늘은 꽤 사람이 모여있다. 알고 보니 얼마 전 1박 2일에 이곳이 나왔다고 한다. 나만 좋아하던 인디 가수가 갑자기 스타가 된 느낌, 내가 보석을 미리 알아봤다는 뿌듯함과 더 이상 나만의 것처럼 널럴하게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지난번엔 안 들어갔었던 돌 박물관에도 가봤다. 돌 마니아는 아니지만, 마니아는커녕 돌 무식자지만 신기하고 흥미로운 돌이 많아 한번쯤 둘러볼만하다. 단점은 관람 동선이 이상하다. 오죽하면 동선을 설명해주는 일을 하는 안내자가 있을까? 일자리 창출형 관람 동선, 아마 애초에 이 전시를 위해 설계된 공간은 아닌 듯하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원이지만 우린 돌박물관 외엔 아무 데도 안 가고 한 곳에서 계속 머물렀다. 어디 하나 막힌 곳 없이 넓은 하늘 아래 한쪽으론 오름이, 다른 한쪽으론 갈대밭이 보이는, 뻥 뚫린 잔디밭에서 한참 동안 시간을 보냈다. 돌멩이 하나도, 나뭇잎 하나도 신기하고 재밌는 11개월 아가에겐 이 잔디밭 하나는 두 시간짜리 놀이터다.
점심은 함덕 해장국. 제주도 해장국이 맛있다길래 가봤는데 진짜로 맛있다. 건더기가 너무 실한 나머지 11시에 점심 먹었는데 저녁 8시가 되도록 배가 안고파서 저녁을 스킵할 정도였다.
저녁 스킵하고 먹은 과한 술상. 알딸딸하게 취해서는 아는 형님 보며 깔깔대며 웃는 육퇴 후의 어른이들. 남편이 오니 너무 좋다. 같은 포인트에서 빵 터질 때마다 ‘아 내가 남편을 참 잘 만났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