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2주 전 엄마, 아빠와 갔던 비자림, 이번엔 아가와 남편과 함께 가보았다. 사실 그 전 방문 때 사람이 너무 많아 줄 서서 이동하다시피 한 기억이 별로라 다시 가게 될 줄 몰랐다. 그런데 제주에 있는 친구가 지금 비자림에 있다며 사진을 보내왔는데 내가 갔던 그 비자림이 아니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기 데리고 와보라 추천해줘서 다시 가봤다.
11월 말이 되어서야 단풍이 드는 신기한 제주도 날씨. 아가와 처음 맞이하는 가을인데 단풍과 낙엽을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도 가을이 가기 전에 단풍 구경을 하게 되었다.
오늘도 아가는 걸음마 삼매경이다. 산책길을 따라 전진해줬으면 좋겠는 엄마 마음과는 달리 꼭 옆으로 새는 아가. 길 따라 놓여있는 돌멩이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한다. 아기를 키워보기 전엔 아기 키우는 게 왜 그렇게까지 힘든 일인지 몰랐다. 손 잡아주면 엄마가 가는 길 그냥 따라오는 줄 알았더랬지.
왜 자연의 섭리가 남녀 둘이 만나 아기를 낳을 수 있게 설계되었는지 알겠다. 그것은 혼자서 아기 하나를 돌보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남편이 오니 그래도 한결 수월하다.
유감스럽게도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걸음마 연습을 시켜주고 목마를 태워준 남편은 다음날 몸살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29일 차 일기는 쉬어가야겠다. 하루 종일 집콕하며 아가 먹이고 재우고 먹이고 재우다가 끝나바렸다. 그래도 바람 많이 부는 날 아파서 덜 억울하다. 어차피 아무 데도 못 갔을 거야. 고생 많았다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