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기와 제주도 한달살기
지지난주에 놀러 왔던 친구가 집에 돌아가니 자꾸 아가가 아른거린다며 2주도 채 되기 전에 또 놀러 왔다. 아가는 이모를 당연히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이모를 보자마자 활짝 웃고 이모 품에도 금방 가서 안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줄로만 알았던 아가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더라. 이제 면전에 대고 뚱뚱이라고 놀리는 것도 자제해야겠다.
오늘도 제주는 10m/s이 넘는 강풍이 불어 집에만 있으려 했는데, 어제도 하루 종일 집에 있었더니 좀이 쑤셔 가볼 만한 곳을 찾다가 전이수 갤러리, 걸어가는 늑대들에 가게 되었다.
찾아보니 이제 14살인 된 전이수 화가, 그림 잘 그리는 천재 화가쯤으로 생각하고 찾아간 갤러리였는데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삐뚤빼뚤한 글씨로 담아낸 해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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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 절망으로 빠져들 때 옆에 있어두는 누군가가 있다면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아’라고 공감해준다면 누구라도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설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불편한 시선
……(중략) 난 사람들이 불편하게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략)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가 이 복잡한 세상 속 사람들의 관계를, 감정을, 마음을 이렇게나 잘 이해하고 명료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걸까?
순수한 어린아이의 바른 마음과 착한 심성, 그리고 사랑이 가득한 전시로 마음이 정화되고 힐링되었다.
점심은 순옥이네 명가 함덕점에 가서 물회를 먹었다. 초고추장 맛만 잔뜩 나는 육지의 물회와는 다른 살얼음 동동 상큼한 제주의 물회, 분명 그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