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아기랑 갈만한 곳
나는 4.2kg를 자연분만하고 제대로 앉지도 못하면서 젖을 물리고, 모유양이 부족해 두 시간마다 직수를 하면서도 사이사이 유축까지 하는 혼합수유를 무려 6개월 넘도록 고집했던 미련한 열혈엄마다. (누가 계속 물리면 결국 양이 맞춰진다고 했는가? 순 거짓부렁…) 당연히 이유식도 내 손으로 만들지 않은 적이 없다. 아니 없었다. 제주에 오기 전까진!
초반엔 여기서도 이유식을 해 먹였는데 이미 서울에서 샛별배송과 로켓배송이 길들여진 내게 냉장고 재고관리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뭐 좀 만들려 하면 재료가 없어서 맨날 검은콩 가루로 후딱 만들 수 있는 소고기 검은콩 이유식만 만드는 나를 보며 이럴 바엔 시판 이유식을 하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그리하여 한 달 동안 잘 시켜먹은 마미포유 이유식. 나도 편하고 아이도 다양하게 먹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한 달 정기배송을 하면 병당 500원을 할인해주는데, 대신 유리병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그래서 들르게 된 마미포유 이유식 카페.
아르떼 뮤지엄 가는 길, 점심시간 맞춰 아가 밥 먹일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데, 마미포유 카페에는 아기 놀이방도 마련되어 있어서 적당히 시간 보내면서 놀다가 편하게 이유식까지 먹이고 갈 수 있어서 편리했다. 공항에서 거리가 꽤 되어서 병 반납하기 좀 귀찮다 생각했는데, 한 번 올만 하긴 하다. (근데 반납할 때 누군지 확인을 안 하는 걸 보면 반납 안 해도 모를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방문한 아르떼 뮤지엄.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우리도 비 와서 간 것이니 그럴 만도 하다. 여행 초반에 갔던 빛의 벙커와 비슷한 미디어아트인데 볼 것도 많고 규모가 훨씬 크다. 난 붐비는 곳을 싫어하는데 아기까지 잡으러 다니느라 혼이 쏙 빠진 느낌이다. 그래도 비 오는 날, 좋은 실내 관광지가 있어 제주살이 마지막 하루 알차게 잘 보냈다. 이제 안녕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