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우울함 속에서도 시간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어느덧 연말이 가까워 옵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뉴스를 보니 올해도 머라이어 캐리와 죠지 마이클(왬)의 흘러간 노래들이 열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저 개인적으로 이맘때가 되면 잘 듣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Last Christmas>같이 연말마다 많이 연주되는 베토벤의 <합창>도 포함되지만 흔치 않은 저 만의 연말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곡들도 있는데, 이번 편에서는 이런 제 개인적인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음악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Misa Criolla - Ariel Ramírez
아르헨티나 작곡가 라미레즈의 명곡이죠. 흔한 유행어처럼 이 <미사 크리올라>를 못 들어 보신 분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들어 보신 분은 없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라틴어가 아닌 가사의 미사곡이 허용된 이래 아마도 가장 유명한 비 라틴어 미사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종류의 레코딩이 존재하지만, 호세 카레라스가 부른 1990년 녹음이 우리에게는 가장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남미 민속악기의 애절한 음색과 특유의 리듬에 카레라스의 서정적인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t2kLKHdo7g
2. Gloria
Gloria a Dios Glory to God
En las alturas In the highest,
Y en la tierra And on earth
Paz a los hombres Peace, among men
Que ama el Señor Who love the lord.
Te alabamos We praise you,
Te bendecimos We bless you,
Te adoramos We worship you,
Glorificamos We glorify you,
Te damos gracias We give you thanks
Por tu inmensa gloria For your great glory.
Señor Dios, Rey Celestial Lord, King, God of heaven,
Dios, Padre Todopoderoso Father almighty: Lord,
Señor, Hijo Único, Jesucristo Lord, only-begotten Son, Jesus Christ
Señor Dios, cordero de Dios Lord God, Lamb of God,
Hijo del Padre Son of the Father,
Tú que quitas los pecados del mundo You who take away the sin of the world,
Ten piedad de nosotros Have mercy on us;
Tú que quitas los pecados del mundo You who take away the sin of the world,
Atiende nuestras suplicas Receive our prayer,
Tú que reinas con el Padre You who rules with the Father,
Ten piedad de nosotros Have mercy on us.
De nosotros On us.
Gloria a Dios Glory to God
En las alturas In the highest,
Y en la tierra And on earth
Paz a los hombres Peace, among men
Que ama el Señor Who love the lord.
Porque tú For you alone
Solo eres santo Are holy,
Solo tú You alone
Señor tú solo Are Lord,
Tú solo Altísimo Jesucristo Only you high Jesus Christ,
Con el Espíritu Santo With the Holy Spirit
En la gloria de Dios Padre In the glory of God the Father.
Amén. Amen.
2. Officium - Jan Garbarek and The Hilliard Ensemble
재즈 색소폰 연주자인 얀 가바렉과 르네상스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보컬 그룹 힐리어드 앙상블이 1994년 함께 한 이 녹음은 최초의 서양음악들과 재즈의 뿌리가 얼나마 유사한지를 확인시켜준 아주 독특한 명반이었습니다.
ECM 음반의 특징인 예술성 높은 음반 표지가 그 안에 담겨있는 음악의 내면을 정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7번째 트랙곡인 Pulcherrima Rosa입니다. 가장 인기가 좋은 3번 트랙의 Sanctus는 아쉽게도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만 감상이 가능하네요. 고전 음악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IDAGIO 등에서 전곡 감상이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MEAMfIoMqg
3. Philip Glass - Metamorphosis
https://www.youtube.com/watch?v=M73x3O7dhmg&list=RDM73x3O7dhmg&index=1
필립 글라스의 장점은 피아노에서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답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리듬 위에 일정한 주제가 다양하게 변주되는 형식을 갖추고 있는 5개의 모음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독주곡인데, 개인적으로는 2번째 (7분 전후에 시작)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올해는 아쉽게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차가운 모래사장을 걷기는 어렵겠지만 곧 좋아지리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4. Puccini - La Boheme
겨울, 크리스마스 이 단어가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악 중 하나가 바로 푸치니의 <라 보엠>이 아닐까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덕에 예전에는 연말에 곧잘 연주되곤 했지만, 이젠 점점 무대의 중앙에서 밀려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로돌포와 미미의 대표 아리아와 듀엣이 나오는 1막과 뮤제타의 왈츠와 벅적지끌한 흥겨운 장면이 연출되는 2막이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이번같이 조용하고 쓸쓸한 12월의 밤에는 사랑하지만 이별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눈 내리는 2월의 파리를 배경 삼아 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3막이 잘 어울릴 듯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YhAqo5aT3A
주변 상황들이 많이 어렵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들이 있는 한 곧 따뜻한 봄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