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로코를 만나는 방법

보고 싶다. 로코!

by 김명준

부산을 떠나 프랑스에 온 것도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우리 가족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주로 활용하여 연락한다. 네 명이 같이 부산에 있는 한집에 살 때는 단체 카톡방을 이용할 일이 적었다. 그러나 올해 누나는 결혼하여 새로운 집으로 갔고, 나는 지금 프랑스에 있다. 부산 집에는 이제 부모님만 계신다. 물론 나의 반려견, 로코는 그 자리에 함께 있다. 누나와 내가 이렇게 집을 떠나 있으니 요즘 이 단체 카톡방이 살아났다. 카톡방의 주제는 주로 소소한 안부 인사다. 밥을 잘 챙겨 먹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주말엔 뭐했는지 등을 물어보고 답하며 대화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채팅방에는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로코다. 로코도 우리의 가족이지만, 이 기술은 함께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로코 대신 대답을 해준다.


우리 가족의 채팅방

부산에 없는 나는, 로코의 안부가 항상 궁금하다. 때로는 로코의 안부를 물으며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대개 카톡방에서 무뚝뚝한 아버지도 로코 얘기라면 기꺼이 채팅을 하신다. 로코는 여러모로 우리 가족들을 가깝게 만드는 고마운 존재다.


얼마 전, 누나와 매형이 집으로 왔었다고 한다. 매형이 잘 때 입을 옷이 없어 내 운동복을 입었는데, 로코가 운동복 냄새를 맡고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물론 엄마의 표현이라 과장이 다소 있다.) 그 소식을 전해주며 누나는 사진을 하나 전송했다. 로코 사진이었다. 부모님께서는 사진을 잘 찍으시는 편이 아니라, 이렇게 사진을 보내주는 것은 누나가 있어야 가능하다.


사진을 한참 쳐다봤다. 가장 가까운 시간의 로코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내 보고 싶은 마음과 행복한 마음이 동시에 찾아왔다. 사진만 보니 아쉬웠다. 그렇지만 사진이라도 봐서 행복했다. 때론 아쉬움과 행복함은 함께 온다.



누나가 보내 준 로코 사진

가족들과 떨어져 있을 땐 '카카오톡'과 같은 기술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한국에 있을 땐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이 외국에 오면 소중해진다. 이렇게 쉽게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음에, 편하게 로코의 사진을 받아볼 수 있음에, 프랑스에서도 로코를 만나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다시 이 기술들을 넘어, 로코에게 피부로 닿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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