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이별을 앞두고
최근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책 속에 있던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동물에게 붙이는 '애완', '반려'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애완'은 조금 경박하게 느껴지고, '반려'는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나 역시 동감한다.
나와 함께 지내는 동물인 '개'에 한정 지어 생각하면, 그들과 우리의 시간은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강아지 나이에 7을 곱하면 대략적인 사람 나이로 계산할 수 있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었지만, 요즘엔 보다 정확한 자료가 나온 듯하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개는 사람보다 노화가 훨씬 빠르다. 특히 대형견들은 소형견, 중형견에 비해서도 수명이 더 짧다. 노화의 관점에서 보면, 개는 사람보다 훨씬 먼저 세상을 떠난다. 서로의 시간이 굉장히 다르다.
로코와 함께 살기로 마음먹은 순간, 내게는 두 개의 시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의 시간 그리고 로코의 시간. 그래서 로코와 함께하는 시간은 더욱 소중했고, 떨어지는 시간은 더욱 아쉬웠다. 지금까지 로코와 떨어진 첫 번째 이별은 작년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입사하여 서울로 가게 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 떨어져 있었다. (8개월 후 퇴사하고 부산에 돌아와 첫 번째 이별은 끝났다.) 내게는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로코에게는 그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이전에 영화 <베일리 어게인>을 보고 브런치에 글을 남겼었다. 영화에서 주인공 강아지, 베일리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들은 참 복잡해. 개들이 이해 못 하는 일들을 한다니까. 이별 같은 일."
나는 다시 한번 로코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두 번째 이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 주 프랑스로 떠난다. 아마 일 년 동안 있을 것이다.
내일(6월 6일) 네 번째 생일을 맞는 로코에게, 다가오는 이별을 알려야 하기에 마음이 무겁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별을 인정하고, 로코와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일, 가능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일이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 로코와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로코야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