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토너

< 이 남자의 멘탈 갑 >

by 밀밭여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분노했다.

처음엔 답답했다가

중간엔 끄덕였다가

마지막엔 분노와 함께 숙연해졌다.

스토너는 한마디로 참 이기적인 사람이다.

라틴 전통문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치는 영문학과 교수로, 고지식하고 성실하며 유두리 없는 쑥맥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되 타인의 감정에는 무심하다.

다른 일에는 전혀 신경 안쓰고 오로지 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진 선비처럼, 스토너는 영문학에만 몰두하느라 아내가 다양한 방법으로 히스테리를 부려도 외면할 뿐이다.

자신이 무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변명으로 현실을 도피한 채 대학 연구실에만 파묻혀 산다.

그에겐 어쩌면 영문학 공부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믿는 듯 하다.

학과장 로맥스 교수와의 갈등앞에서 자신의 엄격한 기준과 소신을 굽히지는 않았지만 화해의 손길을 여러차례 내밀면서도 자신의 아내에게는 한번도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부모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사이에서 외동딸 그레이스는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자신은 중요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다가 결국 스스로 타락의 길을 선택한다.

아내에게는 무심했지만 그나마 딸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던 스토너가, 역시 자신이 무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변명으로 침묵할 때 나는 진짜 분노로 폭발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화가 나 보긴 처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놓지 못하고 담박질하듯 끝까지 내달렸다.

어디까지 가는지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단숨에 읽었다.

끝내 인생무상의 허무함만을 남기고 끝나버렸다.

스토너는 끝까지 이기적인 모습 그대로 생을 마감했다.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했던 인간.

혹자는 그를 현실 세계의 실패자이면서 결국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라고 평가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으로 완벽하게 살아온 승자이고, 그 이외의 것에는 관심조차 없었기에 결코 평범하지 않다.

ps: 분노는 스토너를 향한 것인가, 나를 향한 것인가…




제 목 : 스토너

저 자 : 존 윌리엄스

출 판 : 알에이치코리아

발 행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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