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영화

< 더 와이프 >

by 밀밭여우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나아가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더 와이프]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남편 '조'의 아내 '조안'의 내적 갈등, 심리 묘사가 압권이다.

남편의 작품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상을 받게 되었는데 그녀의 얼굴 표정은 왠지 불안하다.


사실 그녀는 학창 시절 글 쓰는 재주가 탁월한 문학도였다.

그녀를 가르쳤던 교수 '조'는 그녀의 재능을 높이 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둘은 결혼했다.


어느 북토크에서 만난 한 여성작가는 그녀에게 말한다.

"쓰지 마세요.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쓰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세상은 여성 작가를 인정하지 않아요."


그것이 트리거(trigger)가 되었을까?

철저히 남성 중심사회였던 1950년대, 그녀의 선택은

남편 '조'의 아내로서 남편의 작품을 교정해 주고 조언해 주는 정도에 머물다가

점점 그녀 혼자 작품을 써서 남편의 이름으로 출간하는 고스트라이터가 된다.


사실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작품도 그녀가 쓴 것이다.

그렇기에 남편의 수상 소식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새삼 회의가 밀려오기 시작했고

자칭 '킹메이커'로 살았던 그녀의 삶이 송두리째 거짓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학창 시절에 썼던 작품을 읽었던 한 작가는 묻는다.

"왜 직접 글을 쓰지 않으시나요?"

스스로 작가가 될 깜냥이 아니었다고 자조적인 말로 변명하지만

그녀 역시 안다. 본심이 아니었음을.


'조'는 수상 소감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내 '조안'이 없었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라고.

아내는 자신의 평생의 반려자이자 영혼의 파트너라고.


그러자 '조안'은 수상식에서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그런 아내를 향해 남편은 말한다.

이건 우리 둘의 합작품이라고.

당신도 그동안 내 작품이 팔려서 누렸던 혜택을 즐겼지 않느냐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녀가 직접 작가가 되기를 포기했던 이유는,

남편 '조'가 무작정 좋았던 청춘의 덫 같은 것일 수도 있고

당시 사회적 풍토에 맞설 용기가 없어서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너무 커 그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스스로 무엇이 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결혼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의 자아는 각자의 인생에 자신이 주인공이길 원하니까.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영 화 : 더 와이프

감 독 : 비욘 룬게

상 영 : 넷플릭스

개 봉 :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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