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철 소리그림 전시 >
2026.02.26(목)
봄이 오시려나 봅니다.
아직 바람은 차갑지만 햇볕이 제법 따뜻한 날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봄나들이 다녀왔어요.
학창 시절 우리의 작은 거인으로 통했던
가수 ‘김수철’을 기억하시나요?
그러잖아도 요즘 방송에
추억소환하는 레전드 가수들이 제법 나오던데
김수철 씨 음악은 통 듣지 못해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마술처럼 ’ 짠~‘ 하고
그가 나타났습니다.
음악 대신 그림을 들고서요.
김수철 씨의 음악 세계는 독특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동심을 자극하는 맛이
있잖아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의 눈빛은,
여전히 개구쟁이 같기도 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망울처럼
맑고 깨끗해서 참 좋더라고요.
그의 무한 긍정마인드가 표현한 소리의 색감은
단연 청아한 푸른빛이 압도적입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춤사위 같기도 하고
공명실험도구에서 퍼져 나오는
소리의 형상 같기도 한
이 그림을 보고 있자니
조선시대 민화에서 사물이나 글자를 모티브로 그린
다양한 색상의 ‘문자도’를 보는 듯 재미있었어요.
김수철 씨가 그동안 꾸준히 실험해 온,
국악을 접목시킨 대중음악과
일맥상통하는 느낌도 들었고요.
이 작품은
붓과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기법을 벗어나
물감을 위에서 뿌리고 흘리는
‘흩뿌리기‘ 기법의 선구자,
추상표현주의 작가 ‘잭슨 폴록(미국, 1912~1956)의
작품을 연상시켰는데요.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 미리 구상하지 않고
그저 캔버스를 마주한 순간의 느낌을
즉흥적으로 표현한다는
김수철 작가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죠.
뿌리는 행위로 빚어지는 우연과
작가의 의도된 색상의 결합이 주는 결과물은
우연과 필연의 조화가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
우주를 보는 듯했어요.
마치 외계인에게 보내는 어떤 메시지처럼요.
“이리 와~ 나랑 같이 놀자~”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니까요.ㅎㅎ
어느 인터뷰에서 보니까
김수철 씨는 음악가로 더 유명하지만
수십 년 동안 작곡과 그림을 거의 매일 작업할 만큼
그리는 일이 그에겐 일상적이래요.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못다 핀 꽃 한 송이’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88 서울올림픽 음악,
영화 <서편제> OST,
만화 영화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 등도
김수철 씨가 작곡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소리.
사람들이 서로를 안아주고
끌어주는 사회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내가 문화 예술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감동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말하는
작가 김수철 씨.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해 곡을 쓰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그의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든 생각은,
보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각자 해석이 다를 것이니
평소 그림을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그림은 누군가와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다른 생각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보길 추천합니다.^^*
전혀 엉뚱하고도 기발한 상상력이 펼쳐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