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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혁민 Nov 12. 2018

Bohemian Rhapsody는 어떤 노래?

내가 해석하고 느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덕분에,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을 뛰어넘는 대표곡이 된 노래. 제목의 Bohemian은 자유분방하게 살거나 예술 계통에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Rhapsody는 여러 구간으로 나눠진 곡을 한 곡처럼 연주하는 음악이며 '광시곡'이라고도 한다. 반복적인 구조를 가진 Verse와 Chorus로 이루어진 곡들 사이에서 빛나는 곡이며, 그덕에 두고두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 선고를 받는 내용이다. 각 'verse' 마다 변하는 그의 감정과 태도가 볼만하다. 그의 살인이 우발적인지, 고의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처한 상황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이방인'(알베르 카뮈)에 등장하는 '뫼르소'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이 곡의 화자는 엄마에 대한 애정과 염려가 느껴지고, 조금 더 감상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화자가 어떤 억울한 이유로 사람을 죽였는지 나오지 않고, 그의 잘못을 후회하기보다는 그저 선처를 바라는 듯한 가사만 나와서 찝찝하기도 했다. 게다가 후반부는 거의 적반하장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그동안 이곡을 자주 들었던 것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독특한 분위기의 록 음악을 만들어낸 예술적인 실험정신에 대한 존경심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도 개봉하고, 웹서핑 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Bohemian Rhapsody'는 Queen의 리드 싱어 'Freddie Mercury'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하는 곡이라는 것이다.


https://www.nzherald.co.nz/entertainment/news/article.cfm?c_id=1501119&objectid=11535019

이 관점은 Freddie Mercury가 죽은 뒤에, 그의 연인 Jim Hutton도 인정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공공연한 사실이더라도, Freddie는 자기 가족을 위해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주목할 만한 점을 언급하면 화자가 죽인 사람은 '이성애자인 자신의 정체성', 사형 선고는 '사회적 비난'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Bohemian Rhapsody'는 Freddie가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갈등, 그것이 불러올 파장에 대한 두려움과 체념을 닮은 용기 등이 녹아든 곡이다. 이 사실을 염두하고, 다시 한 번 이 곡의 가사를 제대로 살펴보려고 한다.


[Intro]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이건 현실일까? 단지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Caught in a landslide, no escape from reality
산사태에 묻혀서,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없어
Open your eyes, look up to the skies and see
눈을 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세상을 봐

-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 화자는 지금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이 그려오고 믿어왔던 것과 실제로 마주한 세계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  Caught in a landslide : 인생은 돌이킬 수 없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죽을 때까지 나의 뒤를 따라다닌다. 그 선택의 결과가 가벼울 수도 있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할 수 있다. 지금 그는 산사태처럼 무거운 결과를 불러올 일을 저지른 것이다. 뒤에 보면 총으로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 Open your eyes, look up to the skies and see :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다가올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내용이다.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제법 비장하다.

- 남들과 다른 취향을 가진 자신이 무척이나 혼란스럽지만, Freddie는 더이상 자신을 속이지 않기로 다짐한다. 억지로 외면해왔지만 그럴 수록 그 감정은 산사태 처럼 더 불어나서 이제는 벗어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선택이 불러올 결과도 마찬가지다.


I'm just a poor boy,
난 그저 불쌍한 놈일 뿐이야
I need no sympathy
동정 따위 필요 없어
Because I'm easy come, easy go,
왜냐면 나는 그저 왔다가 가는 존재면서
little high, little low
그리 고귀하거나 비천하지도 않거든
Anyway the wind blows
어찌 됐건 바람은 불어
It doesn't really matter to me, to me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 나하고는..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등장하는 뫼르소가 생각나게 했던 부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아무런 미련도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과 자신의 상황과 존재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 Bohemianism은 사회 관습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방랑적인 삶을 사는 태도를 말한다. 크게 아등바등하지 않고(Easy come easy go) 고귀하고 비천함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Little high little low).

- Anyway the wind blows : 이 곡에 담긴 철학을 가장 대표적을 보여주는 구절. 내가 어떤 선택을 했건, 이소라가 노래했듯,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달라져있다.

- 같은 사람이지만 단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 다를 뿐이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하더라도 세상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굴러갈 것이다. 물론 그당시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지 않았다. 동성애는 범죄와도 같았다.


[Verse 1]

Mama, just killed a man
엄마,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
Put a gun against his head,
그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pulled my trigger, now he's dead
방아쇠를 당겼고, 그는 지금 죽었어요

- 무슨 잘못을 하든, 엄마를 찾는 것은 만국 공통이다. 여기서 Mama가 그의 전 애인(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알기 전에 사귀었던) Mary를 의미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Mama가 성모 마리아(Mother Mary)

를 가리키기 때문에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 방금 자신이 저지른 일을 감당하기 힘들 때, 그런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때, 이런 독백을 많이 한다.

- 여기서 주인공이 죽인 'a man'이 바로 이성애자로서의 Freddie를 상징한다. 커밍아웃은 살인을 자수하는 것과 같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Mama, life had just begun
엄마, 인생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
But now I've gone and thrown it all away
이제 전 없어졌고 모든 걸 내던져버렸어요
Mama, ooh, didn't mean to make you cry
엄마, 엄마를 울게 만들 의도는 아니었어요
If I'm not back again this time tomorrow
만약 내일 내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Carry on, carry on as if nothing really matters
계속해서 살아가세요, 살아가세요, 마치 별일 아니란 듯이

- 자신의 마음에 솔직했을 뿐인데,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게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속이며 삶같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도 없다. 그 사이에서의 갈등이 이 부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Verse 2]

Too late, my time has come
너무 늦었어, 때가 왔어
Sends shivers down my spine,
온몸이 떨려오고
body's aching all the time
몸은 계속 아프네
Goodbye, everybody, I've got to go
안녕, 모두들, 난 이제 가야 해
Gotta leave you all behind and face the truth
너희 모두를 뒤로하고 진실을 마주하려 해

- 그는 이미 죽음이 확정됐다고 생각한다. 그의 몸을 떨게하고 아프게 하는 것은 그의 죄책감일까, 아니면 곧 다가올 죽음일까.

- 'face the truth'는 죽음이다. 삶에서 누구도 반박할 수 없고 자명한 것은 바로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이다.

- Freddie 입장을 고려해 보면, 'The truth'라는 단어가 죽음이 아닌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살아가면, 세상은 어떤 진실을 보여줄까.


Mama, ooh, (Anyway the wind blows)
엄마, 우우 (어쨌든 바람은 불어)
I don't want to die
죽고 싶지 않아요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
하지만, 이럴 때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해요

- 'I don't want to die' : 앞에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듯한 태도였는데,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면서 어디 숨어있던 솔직한 마음, 삶에 대한 집착이 생긴 듯하다. 또는 '제가 꼭 죽어야 하나요?'로 볼 수도 있다.

-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갈등이 절정에 달한다. 자신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Verse 3]

I see a little silhouetto of a man
어떤 남자의 실루엣이 보여
Scaramouche, Scaramouche,
겁쟁아, 겁쟁아,
will you do the Fandango?
바보같은 짓을 할 거니?
Thunderbolt and lightning,
천둥 번개가 치고
very, very fright'ning me
너무, 너무 무서워
(Galileo) Galileo, (Galileo) Galileo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길레오
Galileo Figaro magnifico
갈릴레오 피가로 대단한 인물이지

- 재판 받는 순간의 복잡한 심경을 상징적인 이미지들로 그려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1. 'A sillouetto of a man'은 주인공이 죽였던 사람의 그림자이며, 'Scaramouche' 부터, 'Fandango'까지, 그 그림자가 주인공을 놀리는 그 환영의 대사다. 주인공이 그 남자를 죽였던 그 순간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Thunderbolt - frightening me : 막상 대면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무서운 현실의 이미지, 또는 살인을 저지르던(결정을 내리던) 순간에 느낀 비장함.

Galileo - magnifico : 발을 딛자 마자 괜히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고 그 위기에서 벗어난 인물들을 떠올린다. 사회적 비난을 받을 걸 알면서도 '지동설'이라는 진실을 주장해서 목숨이 위험할 뻔 했던 갈릴레오. 그의 '지동설'은 종교인들의 권위를 흔들고, 말 그대로 신을 죽이는 행위

나 다름 없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부정했다. 이 점까지도 고려해서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피가로는 유명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영리한 머리로 문제를 재치있게 해결하는 인물이다. 오페라를 정말 좋아하고, 오페라에서도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굳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페라는 몰라도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하는 구절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


2. 실루엣의 남자는, 그의 내면에 나타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겁을 먹는 주인공을 보고, 겁쟁이(Scaramouche)라 놀리고 '바보같이 살려달라고 빌려는 것은 아니겠지?(Will you do the fandango)

'라고 비꼬는 것이다.

Thunderbolt ~ frightening me - 겁을 제대로 먹고 현실을 대면하지 못하는 주인공 대사. 그의 내면에서 대립이 일어난다.

Galileo ~ Magnifico : 겁에 질린 주인공을 보며 놀리는 내면의 목소리. 자칫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는 과장된 고음과 매아리가 확실히 희극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마치 '대~단한 갈릴레오 납셨네, 피가로 처럼 재기발랄하게 한 번 해보시던가'라고 하는 듯.


I'm just a poor boy, nobody loves me
난 그저 불쌍한 자식입니다,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죠

He's just a poor boy from a poor family
그는 그저 불쌍한 가정의 불쌍한 자식입니다
Spare him his life from this monstrosity
이 끔찍함으로 부터 그의 삶을 구해줍시다

- 아무리 굳은 마음을 먹어도 죽음 앞에서는 당황하게 되는 법. 주인공은 선처를 바란다.

- 불우한 가정 환경을 강조해서 감형을 이끌어 내려는 방법. 가장 흔한 방법이며, 죄명이 살인일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asy come, easy go,
쉽게 와서, 쉽게 사라지는가
will you let me go?
혹시, 저를 보내줄 건가요?

Bismillah! No, we will not let you go
신의 이름으로! 안돼! 우린 널 보내지 않을 거야
(Let him go!) Bismillah! We will not let you go
(그를 보내줍시다!) 신의 이름으로! 우린 널 보내지 않을 거야
(Let him go!) Bismillah! We will not let you go
(그를 보내줍시다!) 신의 이름으로! 우린 널 보내지 않을 거야

(Let me go) Will not let you go
(보내주세요) 보내지 않을 거야
(Let me go) Will not let you go
(보내주세요) 보내지 않을 거야
(Let me go) Ah
(보내주세요) 아
No, no, no, no, no, no, no
노, 노, 노, 노, 노, 노, 노

- 법정에서 주인공을 두고 변호하는 쪽과 처벌하려는 쪽이 격렬하게 대립하는데, 오페라 형식의 합창이 이 장면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이 부분을 위해서 Freddie Mercury가 'Rhapsody'를 구상한 것 같다.

- Bismillah : 아랍어로 '신의 이름으로!'라는 뜻. 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말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Oh mamma mia, mamma mia)
오 맙소사, 맙소사
Mamma mia, let me go
오 하느님, 절 보내주세요
Beelzebub has a devil put aside for me,
바알세불이 악마를 준비해 놨네, 날 위해
for me, for me!
날 위해, 날 위해!

- Beelzebub : 히브리어로 '파리 대왕'이라고 해석된다. 영어식으로는 '벨제붑'이라고 발음된다. 질병을 옮기는 더럽고 해로운 파리들을 지배하는 왕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계급에 속하는 악마를 가리킨다고  보면 된다. 그런 악마가 주인공을 위해서 'a devil'을 준비해뒀다는 것은 불행하고 슬픈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죽음.


오페라 형식을 취한 것은 Freddie가 자신의 커밍아웃이 불러일으킬 사회적 파장을 그려내는 데에 있어 신의 한 수였다.

한 편으로는 그가 겪었을 갈등을 더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구절이며, 결국 사회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아 씁쓸하다. 현실도 그와 다르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Verse 4]

So you think you can stone me and spit in my eye?
그래 넌 내게 돌을 던지고 내눈에 침 뱉어도 된다고 생각해?
So you think you can love me and leave me to die?
그래 넌 날 사랑하면서 나를 죽게 내버려둬도 된다고 생각해?
Oh, baby, can't do this to me, baby!
오, 이봐, 나에게 이럴 수는 없어, 제발!
Just gotta get out,
그냥 벗어나야해,
just gotta get right outta here!
바로 여기서 벗어나야해!

- 형이 확정되고 더이상 삶의 자비를 바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한다.

'Easy come easy go little high little low'를 말하며 초연하던 모습은 더이상 찾을 수 없다. 사람 심리는 원래 이렇게 입체적이다. 갈 때는 가더라도 내 진심은 시원하게 털어놓고 가고 싶은 법이다.

영화나 소설을 보면, 궁지에 몰린 사람이 내뱉는 말 속에는 늘 우릴 불편하게 하는 날카로운 진실이 있다. 결국 다른 목숨을 빼앗는 것이면서, 그것이 당신들의 정의이며 신의 사랑을 실천하는 당신들의 방식인가.

물론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악당도 용서하는 '

워킹데드'에 공감하는 요즘, 마냥 '흉악범은 살 가치도 없으니 그냥 죽여버려'라고 외치지는 못하겠다.  

- "나는 이렇게 죽지만, 너넨 나를 죽였다는 사실에서 자유로울 거 같아?!"라고 묻는 듯.

- 벗어난다는 것은 즉 탈옥이 아니라,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Freddie는 궁지에 몰린 주인공의 입을 빌어, 그를 사랑하는 팬들과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내뱉는다.


[Guitar Solo]

[Outro]

Nothing really matters, anyone can see
정말 별 거 없어, 누구나 알 수 있지
Nothing really matters
정말로 별 거 없어
Nothing really matters to me
정말 별 거 없더라고, 내겐
Anyway the wind blows
어쨌든 바람은 불어

- 큰 일을 저지르고, 큰 결심을 하고, 다시 살고 싶어서 발악을 하고, 독설을 내뱉어도, 결국 죽음을 맞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이방인'에서 뫼르소의 마지막 태도와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주었다는 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이방인 p. 136

작중에서도 뫼르소가 신부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붓고 난 뒤에 취하는 태도다.


감정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가 아니더라도, 죽음 앞에서 이와 같은 비슷한 감정의 변화를 겪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intro] -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초연함
[verse 1] - 소중한 것들과 헤어져야한다는 사실에 약해지는 마음
[verse 2] - 잃고 싶지 않은 미련과 후회
[verse 3] - 죽음의 순간이 가까워질수록 극에 달하는 불안
[verse 4] - 모든 게 끝난 후, 자포자기와 같은 분노와 반항
[outro] - 죽어도 별 거 없다는 깨달음과 초연함

단순히 대단한 것을 만들기 위한 목적보다, 그가 품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던 문제에서 해방되기 위해 쓴 곡이어서 더 예술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곡의 구성, 서사, 메시지 그 어떤 면으로 보나 Bohemian Rhapsody는 록 음악의 역사적으로도 기념적인 곡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예술적인 커밍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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