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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혁민 May 30. 2017

[헐렁헐렁한 영어공부]-분사3 완료시제는 해브피피?

완료라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은 뭐고 결과에 경험이라니?

해브피피

완료시제는 한국 사람에게 영어 시제 끝판왕이다. 우리말에 없는 시제여서 이해하기 어렵다. 낯선 관점에 거부감과 짜증이 올라오는 사람도 있다. 과거면 과거고 현재면 현재지, 과거에 있었던 일이 현재에도 영향을..? 아니 그걸 왜 구분해서 규칙을 더 만든 것일까? 어찌 보면 이렇게 우리와 다른 사고방식을 경험하는 것은 외국어 공부의 묘미다. 하지만 무언가에 쫓기듯이 공부 하느라 바쁜 우리는 그걸 즐길 여유가 없다.


나도 '완료시제'하면 '해브피피'라고 구구단 처럼 외웠다. 문제집의 설명은 완료시제를 쉽게 외울 수 있게 깔끔하고 간단했지, 이해를 돕지는 않았다. (여기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더 자세히 할것이다) 그러나 수업을 하게 되었고 나도 그냥 책에 있는 정의를 주욱 읽어주고 무작정 규칙이라고 외우라고 하기는 싫었다. 적어도 나는 납득시킬만한 설명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완료시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며 고민을 했고 나만의 방식으로 한 번 이해해보았다.


완료시제는 무엇이냐?

일단 문법책에서 설명하는 '현재완료시제'를 살펴보자. 아래의 예시는 시중에 있는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한 문제집에서 발췌했다.

과거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줄 때 쓴다. - N사 문제집
과거의 일이 현재의 상황과 관련이 있거나 영향을 미칠 때 쓴다. - E사 문제집
과거의 한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 현재에 영향을 미칠 때 쓴다. - N사 문제집

공통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주는 것을 나타날 때 쓰는 시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할나위없이 간단명료하다.


하지만 개념과 용어 사이에 있는 연결고리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완료'라는 단어가 정의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과거의 일이 지금까지 계속 되는 것은 완료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그 말을 '어떤 일을 끝냈을 때' 쓰는데?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럼 '계속'하고 비슷한데? 계속이면 '하는 중'이니깐 '진행시제'를 놔두고 왜 '완료'라는 것을 쓸까? '진행'과 '완료'의 차이는 무엇일까? 또 'have + 과거분사'라는 형태는 또 뭘까? 완료와 '-을 가지다’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터져나오는 불만에 가까운 궁금증을 여기까지 하고, 일단 어떤 이유로 ‘완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이 말을 쓰는 원어민들은 완료시제를 이렇게 부른다.

Perfect tense


'perfect'는 우리말로 '완전한, 완벽한'이라는 의미를 갖고있다. 우리들의 문법선생님들은 이 'perfect'를 '완료'라고 해석한 것 같다. 하지만 완료라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의미 때문에, '과거에서 현재까지 계속된다'는 개념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 '완료'에 일반인이 잘 모르지만 학자들 사이에서 통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중학생 빠르면 초등학생도 보는 책에 그런 단어를 부연설명 없이 그대로 쓴 것이 불만이다.


혹시,'완료'라고 해석된 'perfect tense'의 'perfect'는 '완전한'이라는 의미와 더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정의도 아래와 같이 바뀌면 어떨까?

과거의 상태를 현재에도 완전하게 혹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때 쓴다.

원어민이 생각하는 Perfect tense는 이 정의에 더 가깝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완료 보다 완전시제 또는 보존/유지시제라고 했으면 좋겠다. 용어와 정의간에 연결고리가 한결 뚜렷해진 것 같다. 이제 위의 정의에 기반하여 'have + 과거분사'를 쓰는 이유도 설명 할 수 있다.

과거의(완료된) 상태(과거분사)를 현재에도 완전하게 혹은 그대로 가지고(have) 있을 때 쓴다.

이제 직독직해 할 때 have의 '-을 가지다'라는 뜻을 살려 완료시제 문장을 직역할 수 있다.

주어는 가지고 있다. 완료된 상태를

이만하면 용어와 정의 그리고 형태가 큰 어려움 없이 연결된다고 본다. '과거의 상태(이미 되었거나 시작된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위해 have와 과거분사를 쓴 서양인의 관점이 귀엽게 느껴진다.


이렇게 완료시제(이제는 완전 혹은 유지/보존시제라고 부르고 싶은 법칙)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결국 단어 몇개를 바꾼 것에 불과하지만 나름 합리화가 길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면


기존

- 현재완료시제 : 과거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제
- 문제점 : 완료라는 단어와 정의가 잘 연결이 안됨. 'have + 과거분사' 형태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움.

나의 생각

- 'perfect'를 완료가 아닌 완전으로 바꿔봄. 문법 용어도 유지/보존시제 혹은 완전시제로 바꿈
- 정의를 '과거의 일을 현재까지 완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시제'로 바꿈.
- 'have + 과거분사' : '00는 가지고 있다. 과거의 상태를' 이라고 직역 가능하며 정의와도 연결됨.
   용어, 정의, 형태의 삼위일체! 세박자가 짝짝짝!

추가적인 생각
1. 과거분사는 조동사 have의 목적어로 쓰였다고 본다. ’형용사 역할을 하는 분사가 어떻게 명사처럼 목적어로 쓰이지?’라고 물을 수 있다. 지난번 글에서 분사에 대한 정의를 보면 '형용사' 또는 '명사'의 역할을 공유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충분히 목적어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 is so named because the Ancient Greek and Latin participles "share" some of the categories of the adjective or noun (gender, number, case) and some of those of the verb (tense and voice)(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한 부분)

그리고 영어는 언어다. 언어는 수학처럼 칼같이 명확한 논리와 공식으로 설명되지 않는게 너무 많다. 편의성을 고려해 언제나 예외를 만들고 또 변한다. 다른언어도 마찬가지다. 영어공부를 하면서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 있다. Anything can be anything in English.


2. 완료시제 네 가지 용법도 위의 정의에 따라서 이해하면 어렵지 않다.
 - 경험 : 과거에 했던 기억이 지금도 머리로든 몸으로든 현재에 남아있음.
 - 결과 : 이미 되어버린 상태(결과)가 지금도 그대로 있음. (‘왕래발착’과 관련된 동사가 자주쓰임)
 - 계속 : 과거에 시작한 행동을 지금도 계속 하고 있음. 주로 work, play
 - 완료 : 오랜 시간 전이든 방금 전이든 과거에 일을 완료했음. 그 완료한 상태로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음. (‘다했다!’고 말한 순간에 이미 다 한건 과거임) 주로 done, fin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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