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어지다'? '당하다'? '~을 해지다'?
영어의 수동태를 공부하면서, 어순이 다른 것도 그렇지만 어떤 사건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관점도 참 다른것을 새삼 느꼈던 기억이 있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 I was told that she would arrive tomorrow.
- I was hit by car.
난 개인적으로 의역보다는 직역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들의 사고방식을 느껴보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다음과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해석해보자. ‘나는 들었’고, ‘나는 맞았’지, ‘I was told(나는 말을 받았다? 말해졌다?)’는 뭐고 ‘I was hit(나는 때림 받았다? 맞아졌다?)’은 무슨 말인가. 얘들은 왜 이렇게 표현할까?
수동태의 문법적 정의는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위와 같은 예문을 마줄 할 때면 가끔 해석이 꼬인다. 나름 이 곤혹스러움에 대한 이유를 찾아 봤는데, 어떤 학자들은 원래 우리말에는 능동태와 수동태라는 개념이 없다고 한다. 또 어떤 학자는 ‘태’라는 개념이 없고 ‘피동형’이라고 영어의 수동태와 비슷한 것이 있지만 엄밀히 보면 수동태와 다르다고 한다. 그 피동형 마저도 잘 구분하지 않고, 피동형을 쓰는 동사도 많지 않다.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학적 설명을 여기에 늘어 놓기는 싫고 또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난 ‘우리말에 이 문법이 있니 없니’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 수동태 문장을 해석하는 것이 가끔 혼란스러운건 결국, ‘영어와 우리말의 언어적인 차이가 있어서’라는 말이다. 언어의 차이는 곧 사고하는 방식의 차이다. 이는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를 낳는다.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서 우리말에 있는 비슷한 표현을 찾아 비교해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비슷한 것은 비슷할 뿐이다. 같지 않다. 우리말과 영어를 일대 일로 연결지으며 공부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는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워 질 수 밖에 없다. 익숙하지 않고 확신이 없어진다. 그럼 그 표현을 쓰는 것을 피하게 된다. 스스로 이해가 안 되고 해석이 꼬이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문장 해석에 자신감이 없으면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자신감이 없어진다. 결국 분명히 읽었는데 내용 이해를 못 하고, 시험에선 문제를 풀지 못 하고 활자만 읽은 상황이 온다.
그래서 ‘어떻게 쓰는지’ 만큼 ‘왜 이렇게 쓰는지’에 대해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중요하다.
‘수동태’는 받을 수(受)와 움직일 동(動)을 써서 움직임을 받는 문장 형태라는 뜻이다. 즉, 어떤 행동의 영향을 받는 것을 나타낼 때 쓰는 것이 수동태다.
ex) 당했을 때, 영향을 받았을 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을 때, 본인의 의지로 한 것이 아닐 때 등
동작을 받는 것과, be + 과거분사 는 무슨상관일까? 다음을 보자.
1. ‘be동사’는 주어의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다. 주어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등을 말할 때 쓴다.
2. ‘분사’는 형용사로 쓰이는 동사의 한 형태다. ‘과거분사’는 그 행동이 완료된 후의 상태 즉, 그 행동의 영향을 받은 상태를 나타낸다.
(‘과거분사는 왜 완료와 수동?’ 참고http://blog.naver.com/milgarumania/220985280857)
3. 즉, 주어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be동사에 주어가 어떤 상태로 있는지 보충설명해주는 ‘과거분사’가 쓰인 것이다.
수동태 문장은 ‘주어 + 동사(be동사) + 주격 보어(과거분사, 형용사역할)’로 2형식 문장이다. 주어가 직접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럼 ‘be + 과거분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주어는 있다(be). 그 행동의 영향을 받은 상태로(과거분사)’
이제 영어 문장을 읽으면서 다 읽고 난 다음에 ‘아, 여기엔 비피피가 있으니 수동태구나. 그러면 주어가 뭐뭐 해졌다, 당했다라고 해석해야지’라고 할 필요가 없다. 보통 be동사가 이용된 문장을 해석하듯이 위와 같이 해석하면 된다. 사실, ‘분사’의 개념과 용법만 확실히 해두면 수동태는 ‘비피피’, 현재완료는 ‘해브피피’라고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된다.
- 수동태는 동작의 영향을 받는 문장을 나타낼때 씀 형태는 ‘be + 과거분사’
- 직역 : 주어는 있다(be), 완료된 행동의 영향을 받은 상태로(과거분사)
- 분사의 개념만 확실히 해두면 be동사를 이용한 문장과 별반 다를 것 없음.
-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2형식 문장처럼 해석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