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폐역 여행
간이역과 폐역
이 세상에서 70년을 살았습니다.
세상은 나에게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세월이란 봇짐을 싣고 달렸습니다.
새순 같은 곱고 어여쁜 사람이 탔습니다.
푸른 녹음 같은 싱싱한 젊은 사람도 탔습니다.
나는 싱싱 달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지는 너무 짧았습니다.
그들이 내리고
세월의 무게만큼 무거운 사람들이 탔습니다.
나는 덜컹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달려야 했습니다.
인생의 종착역은 정해져 있으니
달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덜컹덜컹,
참 많이도 달렸습니다.
이제, 저만치
길의 끝이 어슴프레 보이려 합니다.
힘을 내어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무겁던 세월의 봇짐이
가벼워져 있습니다.
늙은 열차에 올라타는
승객도 없어졌습니다.
문득, 외롭고 쓸쓸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언제부턴가,
쓸쓸함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져 있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철로도 나를 닮아 늙었습니다.
서로를 위로합니다.
참 많이도 달렸구나,
이제는 좀 쉬자꾸나.
언제가 영원히 사라질 그 날까지는
그래도
좀 편하게 쉬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