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소고(小考)
경주 양자동(良子洞) 역
사라진 역
경북 경주시 강동면 인동리
주변 관광지 : 양동 한옥 전통 마을.
양동마을 초입에 들어서니 산자락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옛 마을의 모습이 그림처럼 나타난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에 길든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 양 깡충거리며 마을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림 같은 옛 마을 속에 여행객이 무리 지어 다닌다. 친구, 부모, 아이와 함께 도란거리는 소리가 봄 햇살만큼이나 따뜻하다.
양동마을은 형산강의 풍부한 물을 바탕으로 넓은 인강평야가 펼쳐져있다. 마을 입구가 좁아 임진왜란 때 왜군이 마을 입구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큰 화를 피했다. 그만큼 자연으로부터 보호받은 마을이다. 그래서인지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하는 한옥의 정취에 남다른 격조가 느껴진다.
잘 다듬어진 마을 초입에서 바라보는 양동마을은 눈부시도록 곱다. 500년간 이어져 오는 옛 양동마을은, 그 질긴 수명에 경의를 표하는 후손들의 손에 의하여 멋지게 다듬고 다듬어, 옛 빈한했던 초가마을의 흔적은, 윤기 나는 초가마을로 거듭났다.
마을은 새롭게 새롭게 거듭나면서 신이 났다.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제는 더 좋은 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낡고, 느린 것은 버려야 할 때가 왔다. 발전되어가는 삶의 방식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든 게 따라서 흘러가야 한다. 함께 가지 못할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갈아타야 한다.
양자동역, 그 역은 그렇게 버려져야만 했나 보다. 원래는 어진 임금을 보필한다’는 뜻의 양좌동(良佐洞)에서 유래한 양동(良洞)이라는 이름은 일제 때 양자동(良子洞)으로 바뀌었다.
새로 단장된 멋진 양동마을 입구를 지나, 큰 도로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면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 낡고 부식된 철로, 지금은 사라진 간이역의 흔적만 남은, 낡은 벤치 두 개와 팻말 하나가 사라진 옛 시간이 여기에도 있었노라 말할 뿐이다
잘 단장된 양동마을에서, 불과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 그곳에, 그래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고, 나 여기 있었노라 노쇠한 육체를 지탱하고 묵묵히 옛 시간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대여.! 경의를 표합니다..
방문일 : 201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