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는 남동생이 있다.
평소, 여자에 관심있기보다는 아직 친구들과 어울리며 축구하고 놀러다니기를 좋아하는 성격인
연년생의 남동생. 동생은 평소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
“누나. 난 외모는 잘 안 봐. 그냥 귀여운 느낌이면 대부분 괜찮아 보이던데?”
그런데 며칠 전에, 공대에 다녀서 여자와 마주칠 일도 드물고,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니는 성격도 아닌 동생이 태어나 거의 처음으로 '먼저' 여자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이 여자는 왜 별로야? 너한테 호감 있는 거 같은데? 이렇게 특이한 취향인 여자가 몇이나 된다고(히히).
사람도 착해 보이는데? “
"응. 착하고 사람 괜찮아. 근데..."
"근데?"
"음.. 입모양이 마음에 안들어."
"입모양이 마음에 안드는게 왜?
외모는 잘 안 본다고 했잖아?"
"그래도... 음... 보통 외모는 됐으면..."
외모는 잘 안 보는데, 보통 외모는 돼야 한다?
이 문장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이 여자는 공통점도 별로 없고 말도 잘 안통하겠다."
"응. 맞아. 근데..."
"근데?"
"귀여워. 느낌이."
"이 여자는 귀여운 느낌이 아닌데?"
"이 여자는 제일 예쁜 사람이야."
"귀여운 스타일이 좋다고 했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제일 예쁘다니까."
아~하! 그런거구나.
"난 외모는 잘 안 봐. 신경안써."의 숨겨진 진짜 뜻은
"난 모든걸 다 제쳐놓고 딱 하나, 외모'만' 본다는건 아니야.
눈의 크기, 코의 높이, 얼굴형, 좌우대칭을 하나하나 따지며 신경쓴다는 뜻은 아니야.
난 그렇게까지 외모로 모든걸 다 따지는 사람은 절!대! 아니야.
하지만 전체적인 스타일(style), 느낌은 볼 수 밖에 없어.
키도, 너무 크거나 작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말 안해도 당연히, 외모도 보통, 그러니까 중간은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전체적인 느낌 자체가 귀여운 느낌이 좋아.
꼭 예뻐야 좋은건 아니지만 뭐 예쁘면 좋지
(무조건 예뻐야 좋지)."
였다.
외모를 안본다는게.... 그런 뜻이였구나. 동생아.
그래. 그래. 그렇구나. 음. 그렇구나...
외모'만' 본다는게 아니라 외모'도' 본다는거구나..
동생아!
음...그래. 공대. 지금 생각해도 참 잘 들어간거같아..
잘지내. 공대에서...
bye bye.....
p.s 이 글을 쓰고 워낙 소심이소심이인 저는 동생에게 이 글때문에 혹시 화났냐고 물어봤네요. 훌쩍
다행히 동생이 그걸로 무슨 화가 나냐고 괜찮다고 해주네요. 고마워 동생아. 흑흑 내가 치킨 사줄게!(제가 먹고싶어서인건 안비밀) 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