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좀 과하게 부끄러움 투성이인 첫 번째 글.
글을 좀 썼었나 봅니다.
아휴. 내가 내 입으로 글을 좀 썼다네.
아이고. 또 부끄러워지네요.
음. 제가, 그랬나 봐요.
아니 그냥, 어릴 때요, 어릴 때.
문예제에서 상도 꽤 많이 받고 여기저기서 칭찬도 듣고 그러면서, 어린 마음에 으쓱했나 봐요.
꿈이 뭐냐고 물으면 이다음에 커서 꼭 작가가 될 거라고, 아주 그냥 과하게 크게 대답하고 그랬습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그 누구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을 때도 먼저 나서서,
나는 '미래의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던,
'뭘 믿고 저렇게까지?' 싶던 참 당당하던 그 소녀.
그 소녀가 글쎄, 시간이 흐르면서 완전히 그냥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글을 쓰냐고 먼저 물어도, 안절부절못하며
그냥 글 쓰는 거 좋아한다고만 말하는.
차마 '작가 지망생'이라는 말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하는 20대의 겁 많은 아가씨.
가 되어버렸네요.
'얘가 크면서 무슨 죄를 지었나?' 싶으실 텐데, 그런 건 전혀 없네요. 히히. 다행이죠?
그냥 글 쓰는 게 점점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씩 그 과한 자신감이 사라졌나 봅니다.
음. 글쎄요. 어린 시절의 저랑 반반 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렇게 성격을 반반 딱! 깔끔하게 섞어주는 마법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아마 쭉 이렇겠죠?
누가 그런 거 안 만들어주나? 흠. 언젠가는
만들어질 거 같긴 한데, 그 날까지 기다리고
있자니 좀 길고요.
그래서 '다른 방법 없나?' 하고 고민을 매일매일
하다 보니까, 좋은 생각이 딱 떠오른 거예요.
마법 말고 좀 더 현실적인, 글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사실, 글을 쓸수록 나의 부족함이 보이고,
내 글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아서 풀이 죽긴 했지만
전 지금도 여전히 책과 글을 사랑하거든요.
넘치게요.
꿈도 여전히 작가고요.
그래서 결심한 거죠.
글을 써보자. 부족한 글이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걸 창피해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더 이상 숨지 말고 제 글을 보이기로요.
아주 그냥 다 쓰려고 합니다.
부족하면 좀 어때. 지망생이니까 부족한 게 당연하지 뭐. 이런 느낌으로?
자, 네. 그래서 결론은 이제부터 글을 씁니다!
우선 그냥 쓰고 보려고요. 무조건.
부끄러움 투성이인 20대의 작가 지망생이 쓰는 글.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시~작!
다시 읽어보니 너. 무. 너. 무. 오. 글. 오. 글
뭐, 원래 시작은 의욕 넘치고 어색한 거니까. 괜찮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