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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Mar 10. 2016

작가 지망생이라고 말하기를  쑥스러워하는 작가 지망생

의 좀 과하게 부끄러움 투성이인 첫 번째 글.  


 글을 좀 썼었나 봅니다.

아휴. 내가 내 입으로 글을 좀 썼다네.

아이고. 또 부끄러워지네요.

음. 제가, 그랬나 봐요.

아니 그냥, 어릴 때요, 어릴 때.

문예제에서 상도 꽤 많이 받고 여기저기서 칭찬도 듣고 그러면서, 어린 마음에 으쓱했나 봐요.    

꿈이 뭐냐고 물으면 이다음에 커서 꼭 작가가 될 거라고, 아주 그냥 과하게 크게 대답하고 그랬습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그 누구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을 때도 먼저 나서서,

나는 '미래의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던,

'뭘 믿고 저렇게까지?' 싶던 참 당당하던 그 소녀.




그 소녀가 글쎄, 시간이 흐르면서 완전히 그냥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글을 쓰냐고 먼저 물어도, 안절부절못하며

그냥 글 쓰는 거 좋아한다고만 말하는.

차마 '작가 지망생'이라는 말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하는 20대의 겁 많은 아가씨.

가 되어버렸네요.

'얘가 크면서 무슨 죄를 지었나?' 싶으실 텐데, 그런 건 전혀 없네요. 히히. 다행이죠?

그냥 글 쓰는 게 점점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씩 그 과한 자신감이 사라졌나 봅니다.


음. 글쎄요. 어린 시절의 저랑 반반 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렇게 성격을 반반 딱! 깔끔하게 섞어주는 마법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아마 쭉 이렇겠죠?

누가 그런 거 안 만들어주나? 흠. 언젠가는

만들어질 거 같긴 한데, 그 날까지 기다리고

있자니 좀 길고요.

그래서 '다른 방법 없나?' 하고 고민을 매일매일

하다 보니까, 좋은 생각이 딱 떠오른 거예요.

마법 말고 좀 더 현실적인, 글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사실, 글을 쓸수록 나의 부족함이 보이고,

내 글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아서 풀이 죽긴 했지만

전 지금도 여전히 책과 글을 사랑하거든요.

넘치게요.

꿈도 여전히 작가고요. 


그래서 결심한 거죠.

글을 써보자. 부족한 글이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걸 창피해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더 이상 숨지 말고 제 글을 보이기로요.

아주 그냥 다 쓰려고 합니다.

부족하면 좀 어때. 지망생이니까 부족한 게 당연하지 뭐. 이런 느낌으로?


자, 네. 그래서 결론은 이제부터 글을 씁니다!

우선 그냥 쓰고 보려고요. 무조건.

부끄러움 투성이인 20대의 작가 지망생이 쓰는 글.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시~작!




다시 읽어보니 너. 무. 너. 무. 오. 글. 오. 글

뭐, 원래 시작은 의욕 넘치고 어색한 거니까.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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