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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Apr 28. 2016

<매일 상처받고 살기>

 안녕하세요. 저는요. 유독, 과하게, 너무, 심하게, 많이, 매우. 상처를 많이 받는 성격이에요. 몰랐어요. 저도. 제가 그렇게 심한 편인 줄은요. 그냥, 좀 소심한 편인 줄 알았거든요. 다른 분들도 다들 그러신 줄 알았어요.


 ‘원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말하는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마음 아픈 거. 당연한 거 아닌가? 계속 생각하면서 마음 아파하는 거. 당연하지 않나?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아픈 말을 들었다면 마음에 계속 남아서, 섭섭하고 슬프고. 다들 그런 거 아닌가?’ 그냥 그렇게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제가 이상하다는 것도 몰랐어요. 그냥, 보통 다들 그러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원래, 다른 이가 마음에 상처 주는 아픈 말을 해도,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그냥 툭툭 털어버리고 가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몰랐어요. 그래서, 정말 놀랐어요. 정말 멋져 보이더라고요. 그분들에 비하면 전, 정신력이 너무 약하고 단단하지 못한 편인가 봐요.

 그런데, 참 부끄럽고 말하기도 창피하지만, 솔직히 그냥 다 털어놓자면요. 안 그래도 이렇게 정신력이 강하지도 않은 저인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같은 말이라도 꼭 말을 꼭 나쁘게, 거칠게, 욕설까지 섞어서 하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런 분이 계셨거든요. 이번에. 저한테는 정말 너무 힘듭니다. 그런 말은요. 말 자체도 아프지만, 그런 생각 자체에 상처받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며칠간, 글쎄요. 모르겠어요. 며칠간, 그냥 어떤 일에도 상처받고, 슬프고, 울고, 아파하고 그랬어요. 정말 제가 봐도 정말, 바보 정도가 아니라 정말 바보 중에서도 최고 바보인가 봐요. 아니, 이렇게 말하면 꼭 ‘바보’를 나쁘게 말하는 거 같으니까요. 기분 나빠할 거 같아. 휴. 그냥 제가 좀 많이 떨어지는, 정신력 약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그나마 낫네요.


 저, 정말, 그러니까 거의 매일을 상처받고 사나 봐요.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그냥 넘어갈 일도 ‘저 사람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가? 내가 잘못했나? 사과해야 할까? 지금 내가 저 분을 섭섭하게 하고 있는 건가?’ 계속 생각하거든요. 작은 일에도 그렇게 해요. 그래서 정말 큰 일이 아니라도 자주 상처받고 섭섭해하고, 또 제가 상대방을 마음 아프게 한건 아닌지, 기분 나쁜 건 아닌지. 정말 많이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매일매일을 그렇게 상처받고 살고 있거든요.


 그런데, 며칠간 좀, 그냥 좀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도 많았어요. 마음도 아프고, 머리도 복잡해서요. 생각이 안 그래도 많은 사람이 자기 입으로 직접 ‘생각이 많았다’고 할 정도면, 정말 좀 많았죠. 히히


 나잇값을 못하고 너무 정신연령도 어리고, 정신력도 약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이대로 살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어요. 성인이 아니라 거의 몸만 큰 유치원생 같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고민을 계속하다 보니, 결론이 이렇게 나왔어요. 그냥 원래 성격 자체가 워낙 이러니까, 한 번에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니까요. 말 한마디에도 너무 심하게 상처받아서 울고, 마음에 담아두고, 그런 행동만이라도 조금이라도 제발 고치자고요. 그리고, 제발 그런 말들을 한참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도 조금이라도 고치기로요.


 한참을 이렇게 주절주절 이야기해놓고, 결론은 결국, 조금이라도 고친다는 것뿐이니, 뭐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아서 헛웃음이 나오는데요. 그냥, 비현실적으로, '갑자기 정신력이 정말 강한 사람으로 변해야겠다!' 하는 건 결국 전혀 지키지도 못할 거 같아서요. 그냥 지금처럼 너무 심각할 정도로는 하지 말고, 그냥 조금만 생각하고 조금만 상처받는 쪽으로 노력하기로 했어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아니면, 그냥, 굳이 꼭 같은 말도 꼭 나쁘게, 독하게, 거칠게, 욕설까지 심하게 하는 분은,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음. 네.


 며칠간 복잡한 생각과 고민으로 글도 쓰지도 않다가 결국, 며칠 만에 쓴 글이 이렇게 주절주절 한탄이나 하는 글이라서 솔직히 많이 창피하고 그래요. 그래도, 어차피 원래 좀 부족하게 글 쓰는 편이었으니까, 이해해주실 거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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