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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an 21. 2019

생강차

매섭고 따뜻한 겨울의 맛

진저 향수의 스파이시함은 부드럽고 묵직한 우디향과 언제나 좋은 조화를 이룬다. 같은 계통이 향을 배가시키기도 하지만 다른 향들이 상보적으로 첫 향과 잔향을 남기는 멋은 내가 가진 양면성을 매력으로 보이게 하는 느낌이 들어서 항상 좋았다. 솔직하고 단순한 향수는 매력이 없었다.


진저가 들어간 향수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는 생강차도 좋아했다. 생강차 맛이 한철로 기억될 겨울이었다. 전례 없이 진하고 매운 생강차는 전례 없이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해주었다. 몹시 진하고 매워 혀가 아리는 맛 뒤에는 항상 따뜻하게 차를 타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추웠던 겨울 그저 독하지 않게 부드러운 공기를 마시던 그 시간들 냄새들. 겨울은 또 찾아왔지만 편의점에서 혼자 마시는 싱거운 생강차는 아쉽고 또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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