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Jan 27. 2019

초읍 냄새 1

1. 부산 어린이 대공원

 향수香水와 향수鄕愁가 같은 단어인 것은 한국어에만 있는 우연이지만 아주  들어맞는 우연이다. 지금은 없는 예전의 일에 대해 생각할   장소에 대한 향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장소에 여러 때를 간일은 여러 가지 향으로 기억에 남는다.


별별 것이  있는 부산에 없는  중의 하나는 놀이공원일 것이다. 부산이 아니라도   있는 근교에는 양산 통도환타지아가 있지만 수련회 가는 느낌이라 기분이 나지 않고, 대구 우방랜드는 무서움과 시시함의 극과 극을 달리는 기구들로 나처럼 심약한 허세꾼이 가기에는 마뜩 잖다. 전에 없이 화려해진 워터 파크는 여름 연중 이벤트로 자리 잡았지만 바뀌는 계절마다 찾아갈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노이슈반슈타인  같은  없어도 좋다. 타지 않아도 보기 좋은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앞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거닐  있는 낭만이 있는 놀이동산이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있었다. 까데기의 메카로 명성을 날렸던 광안리 타가다나 태종대 자유랜드의 해풍과 싸우며 부식된 대관람차는 나의 중고등학교의 기억 구슬이다. 짧은 기간 운영되었던 서면 롯데백화점 9층에 있었던 롯데월드도 기억이 난다. 웬일인지 그곳에서 거금을  일은 쇠락해 사라져 버린 어린이대공원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아 별로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나의 놀이공원 원형은 부산 어린이 대공원이다. 자유회관에서 반공 웅변대회에 참관한 적이 있고 소풍  동물원 벤치에서 빵과 주스를 먹던 기억이 있다. 원숭이  냄새가 가장 고약하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초등학생이 되어서야 어린이 회관에  체력이 생겼는데 그곳은 과학과 학문의 요람처럼 느껴졌고 처음   만화의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을 돌리는 기구 앞에 한참을 있었다. 태권브이 미끄럼틀은 아직도 있다. 아직도 남아 있는 것들과 달리 없어진 것은 놀이기구가 있던 유원지였다. 마지막으로 놀이기구를  것은 1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부산 동부교육청 관할 초중고생이라면 봄가을 소풍으로 최소 12 정도를 가는 어린이 대공원이다. 그런데도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들은 가본  다고 하여 구경시켜주겠노라며 더운 여름에 억지로 끌고 왔더니  시간 동안  명도 타지 않아 머리 수가 채워질 때까지 기구에 멋쩍게 앉아 있는 사람들과 운행하는 사람들은 녹슨 기계밖에 나와 모여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갔을 때에는 유원지로 올라가는 길에 ‘힘내라 800미터’ ‘ 왔다 300미터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놀이기구는 하나도 없는 푸른 잔디밭의 공원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흔히 영화에서 예쁜 동산이나 산을 깔아뭉개고 짓는 콘크리트와 철골 건물들에 대한 이미지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반대였다. 그리고 그것은 약간은 상처였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비적인 유원지가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산책하며 시간을 보낼  있는 녹색공원이  맞는 말이긴 했다. 그날 나는 위치로만 기억하는 하늘 자전거, 귀신의 , 청룡열차, 다람쥐통을 예전처럼 거닐어 보았. 그렇다고 지금  들어서려는 대기업의 놀이동산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의 놀이동산의 BIG 3, BIG 5 표를 끊으며 다니던 그때의 시간을 해롭지 않을 낭만으로 추억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