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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an 27. 2019

초읍 냄새 2

1. 어린이대공원 - 솜사탕

 비록 없어졌지만 어린이 대공원은 나에게 놀이동산에 대한 풍부하고 또렷한 경험을 줬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비포 선라이즈의 놀이공원도 사랑을 고백하던  코니 아일랜드도 나에겐 모두 어린이 대공원이었다. 놀이동산의 필수요소는 솜사탕이라고   . 시시하고 유치해도 예뻐서  한 번쯤은 타게 되는 회전목마 앞에 솜사탕이 세트다. 거기에 풍선장수까지 있다면 완벽한 삼위일체다.


 것을 싫어하는 사람의 어린 시절은 과연 싫은 것일까 싶을 정도로 어릴 때에는 설탕 냄새가 감돈다. 달달한 간식들을 원하지 않은 어린아이는 없었다. (어쩌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얼큰한 곱창전골을 사랑하게  건지!) 아직도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약간의 단내가 맴돈다.


아직도 솜사탕을 즐겨 먹는 사람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솜사탕을 만드는 시기한 과정, 그것을 보고 있으면 나는 설탕 타는 냄새, 그리고 완성된 파스텔톤 부푼 솜뭉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다. 코튼캔디 향이라는 이름으로 향수나 방향제가 나오기도 한다. 냄새를 맡으면 갸우뚱해져 솜사탕이라고 말을 듣고 맡아야 설득력을 가질 향이다. 하지만 솜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향기는 반짝이는 회전목마와 알록달록한 풍선들, 놀이기구들을   얼굴에 스치는 바람까지 순식간에 소환시킨다. 인상을 남기는 향보다는 종종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싶을  손에 가는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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