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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는 회계팀에서도 필요하다
오늘의 삐약거리: 'CS는 회계팀에서도 필수'다.
대학교를 다닐 때, 학교 수강표에는 매학기마다 회계 과목이 들어가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좀 달랐지만 학기 초에 회계 수업을 들었던 이유는 '팀플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당시 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시간만큼 충전이 필요한 내향형 인간이었고 조율에 조율을 거듭해야하고 한번에 6명 정도를 만나야 하는 팀 프로젝트 과제는 정말 피하고 싶었다. 졸업반에 가서는 팀플이 재미있다고도 생각했지만 그때는 그랬다. 우리 학교의 회계 및 세법 수업은 팀으로 하는 과제가 일절 주어지지 않았으니 시간표에 회계 수업이 많아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떤가. 회계팀도 '팀플'은 필요 없는가? 다니면서 느낀 건 '절대 아니다'였다. 아니다라기 보다는 '그럴 수 없다'에 가깝다.
당연하다. 애초에 '팀'이다. 회계가 아니라 회계'팀'. 팀 내부에서 분배되는 여러 업무는 공유되어야 하며 개인적으로 내 업무가 다른 사람과 무관해보일지라도 전사라는 그룹을 통해 각각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회사의 모든 전표가, 매출이, 수익과 비용이 모이는 곳이다. 팀 내부뿐만 아니라 사내 모든 팀들과도 네트워킹 되어 있다.
회계에서도 CS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회계팀의 고객은 외부 공시를 확인하는 외부의 투자자들만이 아니다. 회계팀에 전표 작성과 매출의 귀속월, 비용의 성격, 세금계산서 문제 등을 상의하는 내부의 모든 팀들도 포함된다. 월 결산이 다가올수록 메일함의 알림 수가 두 자리를 넘어가고 바쁜 와중에 전화도 연달아 온다. 고객센터로 말하자면 1:1 문의 시간이다.
세금계산서의 발행일을 묻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매출과 비용의 귀속월, 법인카드 취소 처리가 시스템으로 넘어오지 않는다 등 질문의 종류는 묻는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회계에 대한 이해도 질문자마다 다르기에 질문하는 사람이 알고 있는 범위에 맞춰 설명을 해줘야 한다. 내가 개발자 용어를 알아 들을 수 없듯이 회계팀이 아닌 사람도 회계의 용어를 모를 수 밖에 없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지금은 병아리지만 그때는 달걀이었다- 사업팀에서 문의 전화가 온 적이 있었다. 열심히 설명을 하던 중 사업팀의 분께 '죄송하지만 차변과 대변이 무엇인가요?' 질문을 듣는데 순간 아차 싶었다. 나야 이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당연했던 언어가 그 분께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나는 내 세상의 언어만이 아니라 소통을 하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본 방식으로는 캡쳐본과 설명을 함께 넣을 수 있는 메일이 가장 답변을 드리기 효과적인 것 같았다.(한편으로는 증빙으로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절차가 많은 일에 답변을 드릴 때에는 통화를 마친 후, 메일로 한번 더 정리해서 전달을 드린다.
또 하나 다짐하는 건 '친절과 참을성'이다. 그냥 문의에 답을 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사실 많다. 사업팀은 한분이 질문을 주시는 것이지만 사실 나는 같은 질문을 수십번은 더 받기도 하고 월 결산은 나도 바쁠 때인데 일을 하다가도 전화가 계속 와 결국 모든 분이 퇴근한 후에 그 일로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와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며 같은 질문을 많이 받은 것 같아도 결국 다 다른 사람이 한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회계팀에 묻는 것을 주저하고 꺼리는 순간,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기에 최대한 둥글게 알기 쉽게 대답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 같이 민원인을 상대하는 고객 센터 분들께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나도 회사에서의 사이드잡이 상담원이라고 할만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허헝. 아마 어떤 일이든 그런 부분이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 나도 화이팅!
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