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시야를 넘어 운영자의 눈을 갖기까지

현장의 온도, 그리고 성장의 기록

by 린다

정상어학원에서의 경력이 2년 차에 접어들 무렵, 수업 노하우가 쌓일수록 역설적으로 학원 시스템의 장단점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다져진 체계는 견고했지만, 정형화된 구조 안에는 반드시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특히 자체 교재에만 국한된 수업 방식은 아이들이 방대한 영어 원서의 바다를 경험할 기회를 차단하고 있었다.


영어 독서 수업이라는 명확한 북극성을 쫓던 나에게, 이러한 한계는 갈증을 넘어 답답함으로 다가왔다. 먼 훗날 내가 꿈꾸는 '진짜 수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안온한 울타리를 벗어나야만 했다. 결국 나는 2년 반의 전임강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영어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몸을 던졌다.


분당 수지의 한 프랜차이즈 영어 도서관 부원장직은 나의 시야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칠판 앞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학원 운영과 마케팅이라는 거대한 틀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강사들을 관리하고, 학부모와 깊게 소통하며 사교육 시장의 생리를 본질적으로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규 원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부터 방학 특강 기획, AR과 Lexile 지수를 활용한 정밀한 커리큘럼 설계까지... 가르치는 스킬을 넘어 '교육 사업'을 지탱하는 단단한 뼈대를 배운 시간이었다.


물론 그 과정이 늘 우아했던 것은 아니다. 현장은 때때로 날 선 칼날 같았다. 어느 날은 학부모가 찾아와 "내 아이 수준이 왜 이것밖에 안 되느냐"며 낮은 레벨의 원서를 읽히는 것에 대해 거칠게 항의해 곤욕을 치렀고, 수개월째 수강료를 미납하면서도 꿋꿋이 아이를 보내는 이들과 씨름해야 했다. 심지어 학교 숙제나 수행평가 대필을 요구하는 무리한 부탁까지... 정해진 수업만 하면 되었던 강사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던 감정의 파고를 견디며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그때의 쓰라린 컴플레인과 치열한 운영 경험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스물여덟이라는 이른 나이에 '영어 독서 전문 공부방'을 오픈하겠다는 무모하고도 당찬 용기는 결코 내지 못했을 것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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