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학원의 시스템을 공부방에 이식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기까지
부원장으로 일하며 학원 운영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마음속에 갈증이 생겼다. 남이 만든 교육 철학을 대신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직접 설계한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가진 것이라곤 짧은 경력과 열정뿐이었지만, 스물여덟이라는 나이는 무모함을 용기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안정적인 자리를 뒤로하고 내 집 거실에 영어 독서 공부방을 열기로 했다. 2016년 여름, '리더스하이'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형 어학원 강사부터 영어도서관 부원장, 그리고 작은 공부방 현장까지 거치며 나는 단순히 가르치는 법만 배운 게 아니었다. 기존 시스템의 빈틈을 찾아내는 눈이 생겼다. 대형 학원의 꼼꼼한 관리와 소규모 공부방의 밀착 케어, 이 두 가지만 잘 합치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장소는 광장동으로 정했다. 예전에 일했던 곳이자 신혼집이 있던 동네라 지역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교육열도 높고 영어 독서에 대한 관심도 많은 곳이라 타깃이 확실했다.
문제는 수업 내용이었다.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면 편했겠지만, 나는 나만의 프로그램을 고집했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영어도서관은 한 타임에 아이 6~10명이 선생님 한 명과 수업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선생님과 대화하고 첨삭받는 시간은 10분도 안 됐다. 그냥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진짜 내 실력이 되는 공부'가 간절했다.
그래서 나는 ‘1:1 맞춤 수업’을 핵심 전략으로 잡았다. 대형 학원의 꼼꼼한 시스템을 공부방이라는 작은 공간에 가져온 것이다. 분위기는 따뜻한 도서관 같지만, 그 안의 운영 방식은 대형 학원보다 더 정교하게 짰다. 그렇게 나만의 색깔이 뚜렷한 프로그램이 세상에 나왔다.
준비를 마치자 덜컥 겁이 났다. 이름도 없는, 아파트 단지 구석 거실에 연 공부방에 과연 누가 찾아올까?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블로그였다. 당시만 해도 블로그 마케팅이 생소하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광장동 영어도서관'을 키워드로 매일 글을 올렸다. 화려한 광고 대신 내가 왜 영어독서 수업을 시작했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싶은지 진심을 담아 기록했다.
밖으로 나가 몸으로도 뛰었다. 딱딱한 학원 전단지 사이에서 눈에 띄도록, 예쁜 파스텔 톤 전단지를 직접 만들었다.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전단지를 돌렸다. 종이 한 장에 내 모든 열정을 실어 보냈다.
드디어 설명회 당일, 거실에 놓은 의자 열 개가 꽉 찼다. 그리고 그날, 리더스하이의 첫 제자 두 명을 만났다. 기존 시스템의 단점이 나만의 장점이 될 거라는 확신이, 누군가의 선택으로 증명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