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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lkyMilky Jun 28. 2023

Introduction

저를 소개하자면...

 https://youtu.be/jej__CepHWU

<Mew-Comforting Sound>


 브런치에 작가를 신청했던 건 충동적인 일이었다. 딱히 어떤 거대한 포부를 가지고 글을 제출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령 "나는 꼭 브런치 작가로 선정돼서 책까지 내는 걸 목표로 해야지!" 라든가, 혹은 수익을 내고 싶다거나 그런 세속적인 목표로 지원했던 것은 아니다. 6년 전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글이라는 것을 써보았을 때도,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시 써봐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것도 본질적인 이유는 같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 표현을 하고 싶었고, 사유를 하고,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글이라는 상자에 담고 싶었을 뿐이다. 단지 그런 생각뿐이었는데, 6년 전 "글쓰기"라는 행위를 시작하면서 삶에서 처음으로 창작자로서 느꼈던 기쁨은 나의 삶에 큰 족적을 남겼다. 호응이 없을 줄 알았던 블로그에 차츰 꾸준히 들어오는 사람들이 생겼고, 조금 욕심이 생겨 커뮤니티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의외였다. 내가 만든 창작물로 누군가를 기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가 않았다. <주토피아>를 주제로 한 리뷰글이 최다 추천을 받고 네이버 상단에 올라갔을 때는 그 모든 사실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극장에서 나와 여운에 잠겨 느닷없이 떠올랐던 한 생각이 인생의 기류를 바꾸어놓은 것이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기록"에 대한 욕구는 꾸준히 존재해 왔다. 하지만 그것의 형태가 달라지게 되면서 고등학교 때 줄곧 해오던 글쓰기를 절필하게 되었다. 밴드부에 가입하고 기타를 잡게 되면서 영화보다는 음악을 더 접할 일들이 많아졌고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작곡을 희망하게 되었다. 하지만 휴학을 신청하고 2년 동안의 경험들은 나를 창작자로서의 불확실성으로 던져버렸다. 좋은 곡을 쓰지 못했고, 맥북 앞에서 기타를 붙잡고 있는 것이 힘겨웠고, 동기를 상실해 버렸다. 정말로 재능이라는 영역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더 많은 경험이 필요했던 걸까? 글과 달리 음악은 세상 앞에 보여주기 두려워 편집증적으로 곡을 쓰고 버리기를 반복했고 그 결과 종국엔 정신적으로 탈진해 버렸다. 창작자로서의 나는 무가치하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려버렸고 그렇게 쓰라린 실패를 남긴 채 군대로 와버리게 되었다.


 군대에 오고 나서도 끊임없이 "창작자"로서의 나를 고민해 왔다. 내가 자격이 있는 걸까,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완전히 떠나오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련이 남지 않을까...라는 고민들 말이다. 그런 무수한 고민 끝에 깨달았던 것은 '창작자가 되고 싶다'는 욕구의 심지는 언제나 마음속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단지 세상에 내놓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혹은 나의 나약함이 글이나 음악에 배어 나올까 하는 무의식 중의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마음의 벽을 세우게 된 것일 뿐이었다. '나 따위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욕구의 심지를 물에 젖게 만들었다. 하지만 꿈을 저버리기엔 나는 그 행위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부정할 수 없게도 '글쓰기'나 '작곡'은 정말 재밌는 일이었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들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달콤한 기쁨을 주었다. 그걸 부정할 순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런 기쁨이 중요하다면, 결과물의 성공과 실패는 떠올리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두려움이 그동안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니까 브런치 작가에 신청했던 것은 오래된 생각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충동적이기도 했다. 여느 날과 다름없던 어느 날, 나는 문득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브런치에 가입해서 작가신청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썼던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1999>에 대한 글을 조금 다듬어서 작가 신청을 했고 며칠 뒤 작가에 선정되었다는 알림을 받게 되었다. 너무 덜컥 붙어버려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조금 찾아보니 몇 번 트라이를 했던 작가들도 많은 모양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무튼 그랬다.

 내가 쓰는 글(그리고 앞으로 쓸)들을 요약하자면 '영화, 책, 음악에 대한 러브레터'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저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살지 못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 작품들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작품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인사이자 나의 생각들을 실현해 놓은 창작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앞으로 해나갈 작곡과 글쓰기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가짐을 간직하고 싶어 첫 글을 영화나 음악글이 아닌 장황한 소개글로 쓰게 되었다.


 앞으로 이 공간에는 영화, 음악, 혹은 책들에 대한 리뷰글을 주로 연재할 예정이다. 가끔씩 이상한(?) 글도 올라올 텐데 페스티벌 리포트나 십덕질을 하는 글들도 올라올 수도 있다. 모쪼록 어떤 글이 되었던 꾸준하게 연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MilkyMilky입니다.



제가 앞으로 연재할 글의 형태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https://fifth-worm-73a.notion.site/Archive-2016-efa0a20442eb4211bf2fd082f29e5784?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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