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볼... 골볼?

시각장애인이 빛나는 스포츠, 골볼!

by 은하수별바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포츠는 무엇인가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그 외에도 관심 있는 스포츠 있으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운동과는 거리가 좀 있었어요. 체육 시간엔 주로 구경만 하거나 친구들이 뛰노는 소리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있던 편이었죠. 그래도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공 소리, 웃음소리, 휘슬 소리를 듣다 보면 괜히 마음이 들뜨곤 했습니다. 그런 운동의 세계는 늘 멀리서만 바라보는 풍경이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시력이 점점 나빠지더니, 결국 중학교부터는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죠. 입학 후 저는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학교 체육 시간엔 뭘 하지? 줄넘기? 걷기? 아니면 그냥 쉬는 시간?'

그런데 첫 체육 시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올해는 골볼을 배워볼 거예요.”

골볼? 이름부터 생소했죠. ‘골’이 들어가니까 축구 비슷한 건가 싶었지만, 막상 해보니 전혀 달랐어요.

골볼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예요. 모든 선수가 눈가리개(고글)를 착용하고, 소리가 나는 공을 굴려 상대 골대에 넣습니다. 경기장은 배구 코트만큼 넓고, 공 안에는 방울이 들어 있어서 공이 굴러갈 때마다 ‘찰랑찰랑’ 소리가 나죠. 선수들은 귀로 그 소리를 쫓고, 몸으로 공을 막습니다. 말 그대로, 귀와 몸이 눈이 되는 경기입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경기장은 숨죽이듯 조용해집니다. 관중들도 한마디 소리조차 내지 않아요. 공이 굴러가는 소리, 바닥의 진동, 팀원의 외침, 그게 전부예요. 하지만 한 점이 들어가고,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엔 순식간에 함성이 터집니다. 조용함과 환호가 오가는 그 극적인 순간이 바로 골볼의 묘미입니다.

처음엔 무섭기도 했어요. 공이 내 쪽으로 굴러올 때마다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렸죠. 그런데 점점 감각이 익숙해지자 소리의 방향, 팀원의 위치, 공의 속도가 하나의 그림처럼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아,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구나.’

그때부터 저는 골볼에 푹 빠졌습니다.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연습했고, 주말엔 모의 경기까지 열었어요. 그러다 올해는 드디어 학교 대표로 전국장애학생체전 골볼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결국 우리는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승리의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기쁨을 잊을 수가 없어요.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땀과 소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모든 감정들이.

이제 골볼은 제게 단순한 ‘체육 수업’ 그 이상의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소리를 따라 공을 막고, 팀원의 외침 속에서 믿음을 배우는 시간. 그 속에서 저는 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