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듣는 두 번의 터치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는 걸까요? 아마 셀 수 없이 많을 거예요. 무의식 중에 뉴스를 넘기고, 친구의 SNS를 확인하죠. 가볍고 빠른 손길로 말이에요.
그런데 문득, 조금은 다른 의미의 두드림이 떠올랐어요.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쓰는 '보이스오버'나 '토크백'이라는 기능을 아시나요? 그분들에게 스마트폰 세상은 눈이 아닌 귀로 먼저 다가와요. 화면 위를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면, 손끝이 닿는 곳의 글자나 아이콘을 소리로 읽어주죠. "브런치", "오후 3시 30분", "읽지 않은 메시지 2개".
그리고 그 수많은 소리 중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때 바로 그 특별한 방식이 필요해요. 한 번의 터치가 아닌, 두 번의 연속된 터치. '톡톡!'
이 두드림은 그냥 클릭이 아니에요. "응, 나 이거 열어볼래", "이 사람에게 연락할래" 하고 세상을 향해 건네는 분명한 확인이자 선택의 신호죠.
어쩐지 그 두 번의 터치가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는 '똑똑' 노크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할 때를 떠올려봐요. 처음부터 거창한 고백이 오가는 건 아니잖아요. 그 사람의 SNS를 한 번 더 눌러보고, 용기 내어 "뭐해?" 하고 메시지 창을 두드려 보내죠.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독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 화면을 쓸어 넘기며 수많은 소리를 듣다가,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메뉴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처럼요.
사랑이란 건 어쩌면, 그렇게 신중하고 다정한 '더블 탭'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이 들려주는 수많은 소리 속에서 내가 정말 귀 기울이고 싶은 단 하나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일.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마음의 문을 두드려보는 일.
화면을 두드려 세상을 만나는 그 손길처럼 사랑도 서로의 마음에 노크하며 시작돼요. 소리로 그 존재를 확인하고 귀 기울이려는 노력. 그게 바로 사랑이 싹트는 방식이 아닐까요?
오늘 당신의 마음에 노크하는 소리가 있나요?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당신도 그 마음에 다정하게 화답해 주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화면 너머의 세상이든, 내 옆의 사람이든, 그 따뜻한 연결을 확인하는 그 신호. 그 두근거리는 소리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