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쿨, 혁신상을 받다

by 은하수별바다

대구로 향하던 그날을 떠올리면 아직도 조금 긴장이 된다.

나와 내 친구, 그리고 브런치에서 활동 중인 선생님까지. 우리는 비즈쿨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섰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AI 기반 안마 베드였다.
침대에 누우면 혈압, 혈당, 심박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주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 안마사도 객관적인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

시각에 의존하지 않아도, 전문성과 확신을 가지고 시술할 수 있게 해 주는 침대였다.

첫째 날, 우리는 1번 순서로 발표를 했다.
의사복을 입고, 목에는 청진기를 걸었다. 우리가 왜 이 아이디어를 만들었는지, 이 기술이 누구를 위해 필요한지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었다.

지도 선생님은 내게 더 특별한 분이다.
과거, 내가 이 시각장애 특수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날 대구에서, 나는 선생님과 함께 창업 아이디어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이 되었다.

시간이 흘렀다는 게, 그리고 내가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실감 나는 것 같았다. 발표를 마친 뒤의 시간은 조금 느슨해졌다. 쿠우쿠우에서의 식사, 그리고 통닭집에서 먹은 치킨.

하루의 긴장이 풀리며 웃음이 많아졌다.
숙소는 수성호텔이었다. 편안했고, 조용했고, 하루를 정리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이 하루는 나중에 꼭 기억하고 싶다고.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혁신상을 받았다.
상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고민한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작은 증거처럼 느껴졌다.

이제는 모두 지나간 1박 2일이지만, 비즈쿨은 내게 단순한 대회를 넘어 사람, 시간,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을 함께 묶어준 기억이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추억으로 남긴다.


"선생님,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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