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지혜롭게 나를 바라보는 연습

by 은하


8월은 한 발 물러서서 나를 바라보는 달이었다.


여름방학과 개학 준비로 분주한 나날들. 아이들과 매일 부대끼며 웃고, 화내고, 다정해졌다가 서운해지기도 했다. 잔소리를 하다가도 이렇게 곁에 붙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싶어 자꾸만 마음을 다잡곤 했다. 크게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느꼈지만 돌이켜보면 관계의 온기, 감정의 진폭, 작은 수확과 배움이 고르게 깃들어 있었다.






건강



8월의 나는 예전만큼 달리지 못했다. 3km를 완주했던 이후 다음 루틴의 진입 장벽 앞에서 주춤했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달릴 수 있었다. 목표를 이룬 안도감. 다음 미션이 너무 높게 느껴졌던 부담감. 여러 이유로 속도는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운동도 삶도, 늘 한결같을 수 없다는 걸. 떨어졌던 텐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중인 나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속도는 줄었지만 방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규속도는 지키되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지는 않기로 한다.






긍정적 사고




8월은 나에게 인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시간이었다.







무더위 속에서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신랑들까지 포함된 '찐 베프 가족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쉼표였고 위로였다.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부터 아이들, 남편들, 일과 인생 이야기까지 밤을 새워도 부족할 만큼 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편한 사람들이라는 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더 자주 만나고 싶지만 너무 자주 만나면 지금의 애틋함이 사라질까 봐 아쉬운 마음도 있다. 벌써 '환갑엔 해외여행 가자'는 말이 오고 갔다. 그 말을 들으며 마음 한켠이 이상하게 뭉클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오래된 인연. 첫째와 둘째의 어린이집 친구 엄마들과의 모임도 8월의 일상에 자리를 함께했다. 주말 식사 모임, 평일 맥주 모임. 자주는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만나는 이 사람들과의 관계는 단지 ‘아이’를 통해 이어진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같은 회사를 다녔고, 어떤 이는 아이 친구 엄마이기 전에 회사 동료였다. 그래서 만나면 아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서로의 일, 현재의 고민, 삶의 생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아빠들끼리도 친하고 잘 알고 있어서 그 흔한 불평 하나 없이 편안한 모임이 지속되어 왔다.



관계가 오래가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다는 것이고, 우리는 그걸 함께 지나온 시간 속에서 만들어왔다. 이 사람들 덕분에 8월은 관계가 삶을 얼마나 단단하게 해 주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달이 되었다.






성공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8월의 나는 분명 의미 있는 수확을 안았다.


운영 중인 커뮤니티에서 지금까지 중 가장 높은 광고 수익이 정산되었다. 누군가에겐 작아 보일지 몰라도 나에겐 정말 간절했고, 그래서 더욱 값진 결과였다. 무엇보다도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유연해졌다. 빠르게 변하는 흐름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멈춰있던 내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배워야 한다는 걸 안다.







판단은 빠르게, 행동은 유연하게. 그렇다고 조급해지기보다는 세상과 나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며 나아가고 싶다. 세상은 시속 120km로 달리지만, 나는 60km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달린다. 정규 속도만큼은 유지하면서, 방향을 놓치지 않는 지금의 나를 자랑스러워하려고 한다.


나는 아직 완성된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다.






8월, 지혜롭게 나를 바라보며 나의 속도를 인정해준 시간이었다. 그리고 맞이한 9월은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 안에 쌓여 있는 경험과 이야기를 꺼내어 전자책이라는 형태로 담아보려 한다.



나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으며 내 가능성은 여전히, 무한하다.








나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모든 경험에서 배움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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