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오늘을 지나, 나로 돌아오는 글
엄마가 되고 나서 마음의 결이 달라졌다. 하루는 길고, 감정은 깊어졌고,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렸다. 기쁨과 사랑이 분명 있었지만, 그 뒤를 따라온 건 언제나 쓴맛이었다. 아이를 다그친 뒤 찾아오는 죄책감, 나를 위해 쓴 시간에 느껴지는 미안함,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마음들이 하루의 끝에 남았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밤, 잠든 둘째 아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울컥했다. 아직도 같은 침대에서 자는 열한 살 아이, 작은 손이 내 옷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보드라운 살결을 안고 있자니, 눈물이 났다. 내가 언제까지 이 아이를 이렇게 꼭 안고 잘 수 있을까. 아마 오래 남지 않았겠지.
첫째는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방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야기보다 침묵이 더 많아졌다. 딸은 아직 한결 다르다. 느릿하고, 말랑하고, 마음의 온도가 따뜻하다. 그래서일까.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았다.
이 마음을,
이 장면을,
이 눈물의 이유를,
그냥 써보고 싶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붙잡기 위한 글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조금씩 ‘쓴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쓴맛을 견디며, 글을 쓰는 엄마'
<엄마 쓰다>는 그 결심의 기록이다. 달지 않아도 괜찮다. 이 시간도 결국 나를 자라게 할 것이니. 오늘도 나는 쓴다. 조금은 아프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며 배우는 엄마의 시간,
그 모든 쓴맛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