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여전히 삶은 이어지고 있었다

by 은하


긴 연휴 때문일까, 10월은 유난히 짧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이 한 달은 유난히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가족의 건강, 사고, 예기치 못한 일들 속에서도 조용히 나를 다독이며 견뎌야 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니까 10월은, '아무 일 없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끼게 해 준 한 달이었다.







건강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친정아빠와 어린 조카들까지 함께 인근 대형 카페에 다녀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었지만, 좋아하시는 아빠 모습을 보니 괜히 울컥했다. 핑계로 미뤄왔던 만남들이 미안해졌고, 더 늦기 전에 더 자주 뵈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평온했던 하루가 오래가지 못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들 학원 픽업을 가는 길에 신호 대기 중 정차해 있던 내 차를 뒤에서 한 차량이 박아버렸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고, '그냥 가겠다'는 상대의 말에 분노한 밤이었다. 렌트조차 못하고 일주일을 차 없이 보내며 조용한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랑이 안방 욕실에서 미끄러지며 팔과 허벅지, 발가락까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샤워부스는 산산조각이 났다. 괜찮다고 하지만 걱정은 남았고, 매일 보는 사람의 건강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는 정말 확실하게 알겠다. '몸이 아프지 않은 하루'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는 사실을.






긍정적 사고



10월은 '계획한 일과 현실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달이었다. 전자책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을 댔지만 매일의 작업 시간이 짧았는지 완료는 결국 11월로 미뤄야 했다. 카페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수익화를 기대했던 공간인 만큼 스스로 더 아쉬움이 남았다. '공격적으로 해보지 못한 내 마음'이 그 원인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과 함께한 미술관 나들이, 아들을 위해 참여한 고입 설명회, 주말마다 함께 나간 스타벅스에서의 루틴, 이런 작고 따뜻한 순간들이 삶의 균형을 다시 세워주었다.



딸의 체육대회를 훔쳐보듯 바라보고, 아들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괜히 뭉클했던 것처럼,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누릴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다.






성공하다





사실 성과라 부를 만한 일은 없었다. 하지만 매일 키보드를 열었고, 글을 썼고, 내가 쓰고 있는 전자책을 다시 정리했다. 해야 할 일을 눈앞에 붙여두며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중요한 건 성과보다 방향이라는 걸, 10월은 다시 확인시켜 줬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그 믿음만 있다면.






10월은 내 일이 중심은 아니었지만 가족의 건강, 함께한 시간, 그리고 지켜낸 하루하루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믿는다. 11월에는 다시 루틴을 세우고 운동과 시간관리, 미루지 않는 실천을 통해 작은 성취들을 쌓아보고 싶다.



나를 위한 시간이 누군가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내가 하는 일이 내게도, 누군가에게도 의미 있기를.

가을의 끝자락에서, 나는 다시 한번 실천으로 살아보려 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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