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역할, 그리고 계속되는 삶에 대하여
여전히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자주 흔들리고, 종종 후회하며, 가끔은 서툴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늘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고,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망설이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 불안함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고, 자리를 비워두지 않았다. 흔들릴지언정 그곳을 지켜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글을 쓰는 동안 '더 나은 엄마'가 되기보다는, '나를 덜 외면하는 사람'이 되었다. 엄마라는 이유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넘겼던 마음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은 반성이라기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이 자리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었다는, 그 살아있음에 대한 확인 말이다.
엄마로 산다는 건 하나의 역할을 끝내는 과업이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남는 일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아이의 성장에 맞춰 조금씩 모양을 바꾸면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자리. 항상 맨 앞에 서서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는 일. 엄마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를 완전히 뒤로 미루지는 않으려 한다. 엄마로서의 삶과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굳이 갈라놓지 않고, 두 자리를 함께 지켜가는 쪽을 선택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그 두 가지 삶을 봉합하고 연결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 연재는 무언가를 정리하거나 가르치기 위해 쓴 글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의 나를 더 이상 미뤄두지 않기 위해 여기까지 써두었을 뿐이다. 완성하려 하지 않았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필요한 만큼만, 딱 그만큼의 온도로 기록을 남겼다. 그래서 오늘도 엄마를 쓴다. 아이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이 글이 끝난 뒤에도 삶은 계속되고, 엄마로서의 하루도 이어질 것이다. 브런치 매거진 <엄마 쓰다>는 여기서 마침표를 찍지만, 여전히 '엄마'를 쓰고, '나'를 기록하며 살아갈 것이다.
Thanks to.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지만, 화면 너머 보내주신 공감 덕분에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라는 이름으로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요. 제 글이 여러분의 삶을 비추는 작은 거울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의 서툰 고백이 마음에 닿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따뜻한 안도가 되고 '나도 내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엄마 쓰다>의 문장은 여기서 멈추지만, 여러분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더 아름답게 쓰이길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