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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생각 Oct 08. 2021

월요일의 수다

  문학 치료라는 것은 문학작품을 읽고 내면에 떠오르는 감정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와 불안정한 심리가 치유된다는 것이다.  흔히 문학치료를 글쓰기치료라고도 부르는데 독서치료와도 유사하지만, 읽기보다 글쓰기에 더욱 중점을 둔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투른 사람에게 필요한 방법이다. 미처 의식하지 못했거나, 창피하고 어색해 표출하지 못했던 감정이 글쓰기를 통해 드러나기도 하니까 말이다.    


 문학치료에 쓰이는 읽기 대상인 문학작품은 자아성찰을 위한 매개체이다. 시·소설·수필 등 다양한 문학 장르가 활용되고, 그의 상황에 맞는 작품을 골라준다.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책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을 마주하면 감정이 이입돼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교통방송을 하던 시기에 불교방송에서도 제안이 들어왔다.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고, ‘월요일의 수다’라는 코너로 거의 100회 가까이했으니 1년이 52주면 거의 2년을 쉼 없이 달렸다. 나는 책읽기와 말하기와 글쓰기, 음악과 책으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난 제대로 된 문학치료를 한 것이다.    


  문학 치료에서 핵심은 글쓰기라고 한다. 작품을 통해 느낀 감정을 글로 쓰다 보면 자신의 의식·무의식 속의 상처나 트라우마가 겉으로 드러난다. 자신이 글을 써놓고도 ‘내가 왜 이런 구절을 썼나’ 놀라는 경우도 많을 정도이다. 이것을 두고 글쓰기를 통한 ‘감정의 객관화’라고 부르는데, 감정은 말로 내뱉으면 상당 부분이 의미 없이 흩어지지만 글로 표현하면 더욱 명확해지고,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감정이 정리되는 효과를 얻는다.  

   

  나는 2년간 책을 소개하기 위해 엄청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끊임없이 찾으면서 내 상황에 따른 감정들을 느껴왔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대본이라는 글쓰기로 풀어내면서 스스로 문학치료를 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글로 쓴 것을 다시 말로 하면서 최종적으로 내 마음을 정리하기도 했다. 불교방송 아나운서인 수진이랑 글을 읽다가 울고, 웃고 우리끼리 그야말로 야단법석이었다.    


  **코드 IN    


  박    월요일의

  하    수~다~    


 **코드 OUT      



박     BBS 울산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

       오늘도 하미라 작가와 함께 

       월요일의 즐거운 수다, 유쾌한 수다

       나눠보려고 합니다.    

       하미라 작가, 어서오세요~(인사)  

 

하     네, 반갑습니다~    

  

박      1월 12일 월요일의 만남입니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죠?

       눈 깜빡하면 하루가 지나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는 요즘이에요.    

 

하     아, 그렇다면 오늘 제가 책을 제대로 선택한 것 같아요.

       오늘도 수진 씨에게 강력 추천해야 겠는데요?^^    


박     (반응)

       안 그래도 일주일이 순식간 같은 것이

       하작가 님이 소개해 주시는

       책을 읽으려고 치면 또 월요일이고

       또 월요일이고 그렇네요~

       아니, 오늘은 어떤 책 이야기를 해주시려고 그러세요?      

  

하     이 책은 제가 새해 기념으로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샀는데

       사실 계획에는 없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목만 보고 선택한 책인데요.    

       <죽기 전에 이루어야 할 자신과의 약속, 버킷리스트>입니다.

       책 소개를 하기 전에 버킷리스트 적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박     아, 버킷리스트~

       생각은 많이 해봤어요~    

 

하     버킷리스트라고 하는 것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영화로도 나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죠~

       저는 작년에 처음으로 버킷리스트 100개를 작성을 했습니다.

       쉽지 않더라구요.     

 

박     아, 작성을 하셨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같아요.

       이게 쓰자니 너무 거창해지고,

       소박한 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이래저래 고민하다 보면 쓰기가 어렵더라구요.    

 

하     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순간을 열심히 사는 사람은

       영원을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당신이 삶의 매순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박     삶의 이정표.. 멋지네요.

       그럼 책 소개 좀 해주세요~  

  

하     인생은 내 것이고, 한 번 뿐이죠,

       남들이 보기에 화려하지 않아도

       내게 중요한 일이라면 그것을 해야 한다는 것,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

       주인공 태양의 의미있는 삶 만들기 프로젝트가 이 책의 주요내용인데요.

       꿈도 없이, 열정도 없이 그냥 시간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는 책인 것 같아요.    

 

박     아, 또 끌리네요.

       저도 아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가끔은 시간에 끌려가는 느낌 많이 받거든요.    

 

하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지금이라고 하잖아요.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음을 깨닫고 

       바로 이 순간의 삶에 충실하라고 말합니다. 

       그럴 때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긍정적이 되고, 

       삶의 모든 과정이 달라진다고 해요.    

  

박     버킷리스트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적잖아요.

       생각이지만 비장한 각오로 쓰면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그럼 책 속의 이야기 조금 들어 볼까요?

   

** BG IN    


  대본을 쓰는 건데도 마치 아나운서 수진이와 수다를 떠는 것 같은 기분, 그것이 이 프로그램 최고의 매력이었다. 정말 이름 그대로 ‘월요일의 수다’ 시간이었다. 그렇게 라디오를 하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소통을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과 소통을 했다. 글을 쓰는 순간이 행복했고 그 멘트를 읽어 내려가는 순간이 즐거웠다. 그때 함께 방송을 했던 수진이랑은 정말 라디오 녹음 중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숱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이는 6살이나 어린 친구지만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다.  

   

  글을 쓰는 일 외에도 자신을 믿고 갈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일,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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