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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아침 공기가
베란다 문틈사이로 밀려들어왔다.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여름의 열기가 집안을 채웠다.
바람이 간간이 불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렸고,
어디선가 매미 소리가 들려왔다.
아홉 시 반쯤,
엄마는 부엌에서 생선을 굽고 있었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가스레인지 옆 냄비에서는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냄비 뚜껑 틈새로 김이 새어 나왔고,
된장찌개 냄새가 생선 굽는 냄새와 뒤섞였다.
동생은 엄마를 도와 식탁 위에 다른 반찬들을 놓고 있었다.
"언니~ 밥 먹어~~"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복도 끝 방문을 열고
좀비처럼 나왔다.
긴 머리가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부엌으로 향했다.
맨발이 마루를 스치는 소리가 느릿했다.
주말 아침의 움직임은 다 그랬다.
빠를 수가 없었다.
"밥은 언니가 퍼"
"알았어.."
엄마는 동생 앞에 양념게장 한 접시를 더 놓았다.
붉은 양념이 번들거렸다.
게 다리 하나가 접시 가장자리를 넘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베란다 문이 반쯤 열려 있다.
바람이 들어온다.
살짝, 아주 살짝.
나무 잎이 흔들렸다.
여름 나무는 잎이 무성해서,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낸다
햇살이 비스듬히 쏟아졌다.
식탁 모서리를 타고,
된장찌개 냄비 뚜껑을 타고,
엄마의 손등을 타고 흘렀다.
유리컵에 담긴 보리차가 반짝였다.
생선 껍질의 기름기가 빛났다.
여름날의 빛은 약간의
습기를 담고 있었다.
그 공기만큼이나.
"우리 전시회 갈래?"
"전시회?"
동생이 되물었다.
입가에 묻은 양념을 휴지로 닦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