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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의 식탁 Mar 06. 2024

엄마에게서 엄마로

나의 엄마, 친정엄마

침대를 정리하고 잠시 숨을 돌릴까 싶던 찰나 우체국택배에서 택배 도착 알림이 떴다. 현관에 나가보니 6박스가 문 앞에 도착해 있는데 그중 엄마가 보냈다던 냄비와 그릇이 눈에 띄었다.


냄비세트와 4인그릇 세트 중 일부

얼마 전, 신랑의 승진 소식과 더불어 기분 좋은 소식 몇 가지가 들려왔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속설에 따라 바로 친정 부모님께 소식을 전해드리고 오후 중엔 어머님, 아버님께도 소식을 전달해 드리던 차였다. 하루는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냄비와 그릇세트를 보내니 도착하면 수량을 제대로 체크해서 받아두라는 말씀이 있었다.


생일날 오전에는 서울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내 생일을 겸해 친정엄마께 식사와 간단한 선물을 사드릴 겸 연락을 드리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 식사를 하며 냄비세트와 그릇세트는 내 생일선물 겸, 결혼축하 선물 겸, 신랑 승진 선물 겸, 겸사겸사 선물이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는데 대화를 나누며 온갖 좋은 일은 다 붙여 겸사겸사 선물이라 표현했다며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도 결혼할 때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지만, 엄마의 엄마, 친정엄마께 식기도구 세트와 이불 등을 선물 받았다는 말씀을 전해 듣게 되었다. 시간이 돌고 돌아 학생 때 쉽게 불렀던 나의 '엄마'라는 호칭이 '친정엄마'로 표현되는 결혼 후 지금, 나의 친정엄마는 딸인 내게 외할머니가 그러하셨듯 마트에 들러 양푼 등의 식기도구 세트와 그에 더해 그릇과 냄비세트를 선물해 주셨다.


오늘 오전에는 엄마가 보내주신 냄비와 그릇세트를 정리하며 '나도 시간이 돌고 돌아 훗날 생길, 어쩌면 나의 딸에게 내 엄마에게 받은 것에 더한 결혼 선물을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엄마와 함께한 내 생일날의 점심식사

내 생일날을 기념해 낳아주시고 또, 꾸준히 직장생활을 하시며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가정을 지켜주셨던 숨은 조력자, 나의 히어로 친정엄마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시간 내 점심식사를 함께하자며 엄마가 계신 직장 근처로 찾아가 보았다. 엄마께 점심식사를 사드린 후 곧 다가올 봄에 신고 다니면 이쁠 것 같은 플랫슈즈 하나를 선물로 드리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매장에서 쇼핑을 즐겼던 거 같다.


결혼하게 되며 좋은 사람, 내 신랑과 신랑을 통해 또 다른 좋은 식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리고 결혼 후 엄마의 또 다른 의미를 알게 되고 내 생일날 엄마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식사와 선물을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수 있음에 참 감사한 날을 보낼 수 있었다.


자취방에서 정리해서 보낸 우체국 택배가 도착했다.

그리고.. 남은 택배 네 상자를 정리하며 '왜 요즘 온몸에 근육통이 생기는지, 허리가 왜 그렇게 아픈지'이해가 됐다.


오전 중 냄비는 키친타월에 기름을 뭍혀 닦아 남은 철가루를 제거 후 설거지를, 그릇세트도 설거지 후 정리를 해놓고 돌아서니 현관에 쌓인 남은 택배 4 상자에 다시금 허리가 아파오는 듯싶었다.


오후에 한숨 돌릴까 싶은데 택배 도착 알림 3건이 뜨는 걸 보니 또다시 일어나 짐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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